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야당의 허락 없이 국회가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는 것을 선진화라고 할 수 없다"며 "국회선진화법 개선 방향에 대해 당 내부적으로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높아진 국회 내 입지를 바탕으로 강도 높은 원내투쟁을 펼치겠다고 선언하면서 국회선진화법 폐기 논란이 또다시 고개를 든 것이다.
새누리당은 역대 국회에 비해 19대 국회의 법안 통과율이 저조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실이 국회사무처에서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19대 국회 개원 후 발의된 법안이 실제 본회의를 통과한 비율은 지난 5일 기준 11.28%로 나타났다. 지난 17대, 18대 국회의 같은 기간 법안통과율은 12.74%, 23.8%였다.
이에 따라 일부 의원들은 국회선진화법 개정에 대한 여야 합의가 불가능한 만큼 위헌소송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홍지만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회선진화법은 여야의 이견이 있는 법안을 상정할 때 5분의3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고 정하고 있다"며 "이는 헌법 제49조(국회는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언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선진화법은 새누리당의 지난해 총선 공약이었고 새누리당의 발의로 야당의 협조를 구해 통과된 법"이라며 "새누리당은 연일 공약 뒤집기로 일관하더니 공약 뒤집기가 특기가 된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또 민병두 민주당 의원은 7~8월 두 달간 민주당 의원의 1인당 평균 법안 발의 수(3.5개)가 새누리당 의원(1.9개)의 두 배에 달한다는 분석자료를 내놓으며 식물국회의 책임을 야당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