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이 지난 10일 폐막식과 함께 막을 내렸다. 올림픽만큼의 열기와 관심은 아니었지만 감동은 더 컸던 것 같다. 감동의 시작은 스티븐 호킹 박사였다. 개막 축하연설에서 그는 "우리는 모두 다릅니다. '표준적인 인간'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공통적으로 창의적인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삶이 아무리 힘들더라도 모든 사람에게는 특별한 성취를 이뤄낼 힘이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장애인을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을 두드렸다.
우리나라에서는 88명의 선수가 참여했다. 금메달 9, 은메달9, 동메달 9개로 종합 12위의 성적을 거두며 우리 선수들이 보여준 투혼과 성취의 순간은 역시 감동이었다. 사대에 함께 올라 총알을 한발 한발 정성스레 준비해준 아내의 도움으로 사격 2연패를 달성한 강주영 선수를 포함해 모든 선수들의 모습에서 장애라는 한계는 없었다. 탁구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17살 손병준군은 가장 많이 생각나는 사람이 부모님이나 코치가 아닌 아이유라고 답해 보는 이들을 웃음 짓게 만들었다. 여느 청소년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었다.
폐막식에서는 '황연대 성취상'이 화제였다. 이 상은 세 살 때 소아마비를 앓아 장애인이 된 황연대 전 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 부회장이 30여년간 대한민국과 전세계의 장애인 복지를 위해 헌신한 공적을 기려 제정된 상이다. 올해는 아일랜드 육상선수 마이클 킬럽과 케냐의 육상선수 메리 자카오가 수상을 했다. 우리 선수가 수상을 못해 아쉬웠지만 우리의 이름을 딴 상이 패럴림픽에서 최고의 의미 있는 상 중 하나라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자랑스럽다.
2011년 국내에 등록된 장애인 수는 총 인구의 5%에 달하는 약 252만명이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지만 따뜻한 시선 역시 늘고 있어 반갑다. 통계청의 2011년 사회조사에 따르면 집 근처에 장애인 시설이 들어서는 것에 93.8%가 긍정적으로 답을 했다. 과거 집값 떨어진다며 극렬하게 반대했던 '님비'현상을 생각하면 가슴이 따스해지는 변화의 증거다.
통계는 평균을 찾아내서 표준을 만들어가는 작업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표준은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차이와 거리를 좁히는 데 활용될 때 더 큰 의미가 있다. 개막식 때 "고개를 들어 별들을 보라"라고 말했던 호킹 박사의 말처럼 숫자와 통계의 너머에 있는, 별들과도 같은 인간의 마음까지 읽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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