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은 28일 생태ㆍ문화재 전문가 등과 청계천을 도보로 답사한 뒤, 수표교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민위원회를 구성한 다음 전문가들의 충분한 조언과 연구를 바탕으로 청계천을 생태적으로나 역사적으로 다시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시가 청계천 재복원을 추진하는 이유는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 당시인 2003년 7월부터 2년 3개월에 걸쳐 진행된 복원이 성급하게 진행되면서 문화재 관리에 많은 허점을 드러냈고 생태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 시장은 독일 쾰른 대성당이 300년에 걸쳐 복원됐다는 것을 예로 들면서 “청계천 복원 자체는 잘 된 결정이지만 짧은 시간 동안 급하게 이뤄져 문제를 낳았다”고 꼬집었다.
이날 박 시장은 오후 1시 10분부터 약 세 시간 가량 최병성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집행위원과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 등 7명의 외부전문가와 함께 청계천을 따라 걸으며, 복원 실태를 확인했다.
전문가들은 하류의 물을 강제로 끌어와 청계천을 흐르게 하는 과정에서 상류에서 사는 물고기와 하류에서 사는 물고기가 섞여 있는 등 비정상적인 청계천 생태 환경을 지적했다. 또 광통교와 수표교 등 문화유적 복원 중 발생한 훼손과 오류 등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전문가들의 설명을 들은 박 시장은 “청계천 복원과정에서 나온 문화 유산을 잘 보존하고 제대로 복원했다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도 등재시킬 수 있었는데 안타깝다”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