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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신과 함께하는 티베트인의 삶

■ 사진작가 김성태 개인전

야칭스 지역의 비구니 판자촌을 포착한 김성태의 작품. /사진제공=김성태

세계의 지붕으로 불리는 티베트 고원은 숨쉬기조차 힘든 '신도 외면한 하늘 위의 땅'이다. 해발 4,000~6,000m, 사람의 힘 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는 곳이라 그랬을까. 척박한 이곳에서는 삶과 죽음이 하나로 뒤엉킨 세계관 속에서 자연과 불교가 하나가 되어 삶 자체로 자리 잡고 있다.

사진작가 김성태는 "티베트인이 자연, 신과 함께하는 삼위일체의 삶은 우매해 보일 정도로 낯설지만 마음에 미묘한 울림을 주며 신비와 관심의 대상으로 다가온다"며 티베트 고원 종단에 나섰다. 30여년 일간지에서 취재기자로 살아온 저자는 정년 퇴임 후 세계 곳곳의 오지여행가이자 사진작가로 제2의 인생을 사는 중이다. 그의 개인전이 서울 용산구 청파동의 갤러리카페 마다가스카르에서 7일 개막해 오는 20일까지 열린다.

나무 한 그루 없는 황량한 고원지대에 자리 잡은 야칭스(亞淸寺)는 야롱강이 반달모양으로 휘도는 물도리동에 외딴섬처럼 자리 잡은 세계 최대규모의 비구니사원을 품고 있다. 수행처로는 최고의 명당자리인 이곳에 1만2,000여명의 비구니승이 살고있다. 칸막이 없는 강당만 한 집단화장실이 있는 이곳에서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아무데서나 용변을 보는 젊고 예쁜 여승도 만났던 작가는 청정한 푸른 하늘 아래로 펼쳐진 비구니 판자촌을 비루함을 걷어낸 산뜻한 매력의 장소로 포착했다. 또한 황룡지역의 황금빛 석회암 연못과 주변의 단풍 위로 때 이른 함박눈이 내린 날의 황홀경, 산간오지 라룽 골짜기에 들어선 1만여 채의 성냥갑 같은 붉은색 집단 쪽방 승려촌 등 애정 어린 관찰자의 시선이 아름다운 사진을 탄생시켰다.



마침 전시에 맞춰 작가의 사진집 겸 여행서인 '티베트에 미(美)치다'(포토닷 펴냄)가 함께 출간됐다. 사진작가의 시선에다 통찰력과 문장력이 어우러진 여행서는 티베트인들의 정신세계를 지배해온 불교와 역사, 자연환경과 문화유산 그리고 현재 중국정부에 의해 진행 중인 서남공정까지 아우르고 있어 인문지리 기행서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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