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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각종 영화제에서 수상을 하는 등으로 명작의 반열에 올랐던 영화들의 국내 극장 재개봉이 꾸준하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재개봉 붐'은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영화 팬들의 꾸준한 관심, 부가판권 시장의 성장 등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13일 영화계에 따르면 최근 영화 '인터스텔라'로 주목을 받고 있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시작을 알린 지적 스릴러 '메멘토'가 오는 20일 전국 롯데시네마 40여개 관에서 재개봉한다. 아내의 죽음 탓에 10분 밖에 기억하지 못하는 단기 기억상실증 환자 레너드(가이 피어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로 역순의 시간 전개, 퍼즐 조각 같은 장면 구성, 상상할 수 없는 결말로 영화 팬들을 열광케 했다. "놀란 감독이 젊은 층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데, 지금 20대 관객들 중에는 이 영화를 얘기만 들었지 보지 못한 경우가 많다. 좋은 영화인데 판권 만료로 볼 수 있는 곳이 없어 이번에 다시 수입하게 됐다"는 게 영화 관계자의 말이다.
토마스 하디의 고전 소설을 영화화한 '테스'도 같은 날 33년 만에 한국 관객을 다시 찾는다. 로만 폴란스키 감독이 연출을, 나스타샤 킨스키가 주연을 맡은 영화는 2012년 칸영화제 클래식 섹션에 공식초청되며 800만 화소급 초고화질(UHD)로 리마스터링(보정)됐다. 국내에서는 고화질(HD) 버전으로 개봉된다. 영화 수입사 측은 "워낙 좋은 작품이지만 33년 전 개봉한 영화다 보니 스크린에서 본 사람이 많지 않다"며 "재개봉작을 보러 극장에 오는 영화 팬들의 수요가 적지 않은 편이고 특히 명작들의 경우 기본적인 인지도나 호감도가 높아 인기가 있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1993년 최초 개봉 당시 칸·아카데미·골드글러브 등 전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무려 68개의 상을 수상했던 영화 '피아노' 역시 디지털 리마스터링을 거쳐 오는 12월 4일 극장에 걸린다. 전국 50~60개 관에서 개봉될 영화는 21년 전 국내 개봉 당시 아름다운 영상과 음악, 표현수위가 높은 성(性)적 묘사, 여성심리에 대한 대담한 묘사 등으로 많은 화제를 불렀다. 영화 관계자는 "과거 영화의 경우 국내 상영 판권은 물론 DVD 등 2차 판권도 만료된 경우가 많아 쉽게 접할 수 없으며, 어렵게 구해도 저화질인 경우가 많다"며 "디지털 보정 작품을 새로 수입해 오면서 2차 판권 시장을 노릴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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