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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보단 실리 선택… 임단협 흐름 달라질 듯

■ 현대차 노조위원장 선거 강성후보 모두 탈락<br>"귀족노조의 배부른 투쟁" 국민 부정적 시선도 부담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상관 없음

차기 현대자동차 노조위원장을 선출하기 위한 1차 선거 결과 강성 성향 후보들이 모두 탈락하고 실리와 합리 노선의 이경훈 후보와 하부영 후보가 결선투표에 진출했다. 현대차 안팎에서는 지난 2년간 강성 노조의 파업에 지친 조합원들이 실리를 중시하는 노선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고 있다. 파업을 무기로 삼았던 강성 노조와는 달리 실리와 합리적인 노선을 선택한 만큼 앞으로 임단협의 흐름도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6일 현대차와 노조 등에 따르면 현 집행부는 2012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임단협에서 연례행사처럼 파업을 벌여왔다. 현대차는 2012년 7~8월 28차례에 걸친 노조의 파업으로 8만2,000여대의 생산차질로 1조7,00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올 들어서도 3월부터 5월까지 12차례의 주말특근 거부로 1조7,000억원의 생산차질을 빚은 데 이어 8~9월에도 15차례 파업으로 5만여대를 생산하지 못해 1조원이 넘는 손해를 입었다.

이 같은 파업에 지친 노조원들은 제5대 현대차 노조위원장 선거에서 실리와 합리 성향의 후보자에게 표를 몰아줬다. 이는 투쟁지향적 노동운동을 벌여온 현 집행부에 대한 반감이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경훈 전 노조위원장과 하부영 전 민주노총 울산본부장을 최종 결선투표 대상으로 선택한 조합원들이 지금까지의 강경 투쟁보다는 실리 위주의 노조활동을 주문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노사 대립으로 현대차와 근로자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이 부정적으로 바뀐 점도 노조가 온건 노선으로 돌아서는 데 한몫했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 교섭에서 대학 미진학 자녀 기술취득지원금 요구안을 내놓는 등 국민 정서에 반하는 불합리한 요구를 앞세우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이는 국민들에게 '귀족노조'의 배부른 투쟁으로 비쳐졌다. 노조 내부에서도 과한 요구안이라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이런 조합원들의 의견들이 모여 이번 1차 선거 결과로 나타난 셈이다. 실제로 2009년부터 3년 연속 무분규로 이끈 이경훈 후보는 이번 1차 선거에서 득표율 45.42%(1만9,489표)를 얻어 2002년 이후 실시된 1차 투표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조합원들의 정서를 헤아릴 수 있는 부분이다.



게다가 다른 4명의 후보에 비해 조직력이 가장 약한 것으로 평가됐던 중도 합리 노선의 하부영 후보가 다른 강성 후보를 모두 제치고 2위를 차지한 것에서도 실리를 챙기려는 조합원들의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현대차 노조의 한 조합원은 "협상을 통해 충분히 풀어갈 수 있는 문제를 놓고 파업을 하다 보니 여기에 염증을 느낀 조합원들이 외면한 결과로 보인다"며 "조합원들의 인식이 파업보다는 실리를 챙기자는 분위기로 흘러가는 듯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결선투표는 8일 치러진다. 1차 투표 결과로는 이 후보에게 무게중심이 쏠리지만 강성 후보를 지지했던 조합원들의 표심이 변수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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