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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규제개혁 끝장토론] 칼자루 쥔 공무원 안바뀌면 공염불… 당근·채찍으로 개혁 의지

■ 박근혜 대통령 '공직풍토 변화' 강조

책임 피하려 행동 안나서는 '변양호신드롬' 척결 재확인

과잉 의원입법 차단이 관건

지자체와 의견 조율도 숙제

'제1차 규제개혁장관회의 및 민관합동 규제개혁점검회의'가 열린 20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모두발언을 시청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1차 규제개혁장관회의 및 민관합동 규제개혁점검회의'에서 강도 높게 규제혁파를 외친 것은 '규제개혁 없이는 경제활성화가 불가능하다'는 상황 인식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역대 정권에서도 규제개혁 기치를 내걸고 실천 의지를 다잡았지만 결국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용두사미로 그친 전례들이 있는 만큼 박근혜 정부에서는 '말의 성찬'이 아니라 반드시 결실을 거두고야 말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국민들과 공무원 사회에 나타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강한 집념과 정책 집행 의지에도 불구하고 공무원들이 규제라는 칼자루를 쥐고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거나 지방자치단체들이 영역 침범을 이유로 중앙정부 정책에 호응하지 않을 경우 규제개혁 노력이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박근혜 정부 앞에 높인 과제 이면에서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공무원 자세 변화가 승패 열쇠=박 대통령은 규제개혁의 성패를 결정짓는 변수가 공무원들의 자세라고 진단했다. 공무원들이 '규제 칼자루'를 쥐고 현실에 안주하면서 제도 개선에 소극적으로 나온다면 규제개혁을 통한 고용 창출 청사진은 그야말로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본 것이다. 당근과 채찍을 사용해 공무원 사회를 변화시키겠다고 강조한 것은 이 같은 이유에서다.

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규제개혁을 촉진하는 공직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아무리 정부가 나서고 대통령이 나서도 실제적인 행정의 키를 쥐고 있는 공무원들의 의지가 없다면 현장에서 사장돼버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규제개혁에 적극 나서는 공무원에게는 승진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규제개혁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다소 문제가 생기더라도 감사에서 면책해주는 제도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것은 공무원들의 의식 변화를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일절 행동에 나서지 않는 이른바 '변양호 신드롬'이 공무원 사회에 팽배해 있는 현실에서 규제개혁 분야에서만큼은 더 이상 변양호 신드롬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굳건한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박 대통령은 "국민의 입장에 서서 가급적 '되는 방향'으로 규정을 해석하고 안 된다는 규정에 대해 의문을 품고 개선하는 공무원이 우대 받는 공직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규제 완화를 추진하는 데 있어 넘어야 할 또 다른 장애물이 바로 국회의원들이 양산해내는 과잉규제 입법이다. 정부가 아무리 좋은 규제 완화 정책을 추진하고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집행하더라도 국회의원들이 법안 통과를 지연시키거나 되레 과잉규제 입법을 만들어낸다면 규제 완화 청사진은 사상누각에 지나지 않는다. 청와대와 정부가 국회와의 소통에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규제개혁 없이 경제활성화 없다"=청와대는 수출 중심 구조인 우리 경제가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내수활성화를 통한 고용 창출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으며 이를 구체화할 수 있는 수단이 규제개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제가 무엇보다 규제개혁에 방점을 두는 것은 그것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기 때문"이라며 "우리 경제가 다시 부흥하고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성장동력에 다시 불을 붙이고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는 것이 최대의 과제"라고 말했다.

규제개혁을 통해 꽁꽁 얼어붙은 기업투자를 이끌어내고 고용 창출도 달성하면서 우리 경제의 '퀀텀점프'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당초 17일로 예정된 규제개혁장관회의를 "민간인 참여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회의 일정과 내용·형식을 모두 변경한 것은 국민들에게 규제개혁의 당위성과 이를 위한 정부의 단호한 의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토론자의 절반 이상을 중견·중소기업인으로 선정한 것은 현장에서 쏟아지는 기업인들의 '규제 애환'을 속속들이 캐내 정책으로 연결하는 것은 물론 이를 통해 기업활동을 지원하고 고용 창출을 유도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제조업 규제개혁에 그치지 않고 보건의료·관광·교육·금융·소프트웨어(SW) 등 5대 핵심 서비스 분야의 '규제 암덩어리'도 날카로운 메스로 들어내 서비스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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