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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한도발에 단호하게 대응하되 확전은 피해야

북한이 31일 서해 북방한계선(NLL) 부근에 수십 발의 포탄을 퍼부었다. 연이은 신형 방사포와 로켓·미사일 발사로 도발 공세를 이어가는 북한은 이번에도 자위적 성격의 훈련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그러나 북측이 발사한 포탄의 일부가 NLL 남쪽 바다에 떨어졌다면 이는 명백한 군사적 도발행위다.

우리 군도 즉각 대응에 나서 북쪽 바다를 향해 각종 포탄을 발사했다. 적절한 대응이다. 이에 앞서 백령도주민 대피령을 내리고 여객선 운항을 통제한 점도 매우 시의적절한 조치다. 2010년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우리 군의 즉응 능력이 크게 향상됐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북측의 도발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단거리로켓부터 장거리미사일 발사까지 긴장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여왔다는 점에 미뤄볼 때 보다 강도 높은 군사도발이 자행될 수 있다. 북측이 핵 실험을 위협하는 한편 서해 도발로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이유는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핵 보유국 지위를 국제적으로 묵인받는 동시에 김정은의 세습 3대 독재권력과 경제난국에 대한 내부 불만을 희석시켜보겠다는 의도일 것이다.



북측은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환경이 자신들에게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만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밝혔듯이 북측의 후견인격인 중국마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서는 갈수록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지 않은가. 북측은 핵 보유 강성대국이라는 환상에 젖은 오판이 자멸을 앞당길 뿐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마침 박 대통령이 한민족 공동번영을 위한 드레스덴 제안을 내놓은 직후다. 정부와 군은 북의 도발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되 확전 상황을 피하기 위해 북측의 움직임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대응 태세를 갖춰갈 필요가 있다. 평화통일을 위한 한국의 진정성과 드레스덴 제안의 현실 가능성을 높여가기 위해 차분하고 냉정한 대응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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