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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센 분식회계 후폭풍… 중국기업, 미국 증시 엑소더스 오나

감독당국, 감시 한층 강화… 50곳이나 상장폐지<br>투자자 불신도 커져 주가폭락·공매도 공격 속출<br>양국 규제당국 마찰 심화… 철수 준비 기업 늘어


나스닥 상장사로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디스플레이 광고업체인 포커스 미디어는 최근 미국의 대형사모펀드인 칼라일이 포함된 컨소시엄으로부터 37억달러의 인수제안을 받았다. 회사측은 주주들의 승인을 앞두고 있는 이 딜(deal)을 내년 2ㆍ4분기까지 마무리 짓고 나스닥시장에서 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그 동안 공매도 투자자들의 공격에 시달려왔다.

포커스 미디어처럼 뉴욕 주식시장에 상장된 많은 중국기업들이 엑소더스를 준비하고 있다. 회계부정 사건이 속출하면서 주가는 곤두박질치고, 이를 노린 공매도 투자자들의 공격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감독당국도 중국기업들에 대한 감시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이달 초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분식회계가 의심되는 9개 중국기업에 대한 회계자료 제출을 거부한 딜로이트, 언스트앤드영, 케이피엠지(KPMG),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비디오(BDO) 등 5개 대형 회계법인을 기소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회계법인들은 중국 법규로 자료제출을 할 수 없다고 하소연했지만, SEC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SEC가 분식회계 등을 이유로 상장 폐지시킨 중국기업은 현재까지 약 50개에 달한다. 문제가 된 중국기업들은 대부분 상장사를 인수하는 '역합병(reverse merger)'을 통해 뉴욕증시에 입성한 기업들이다. 이 방식을 사용할 경우, 기업공개(IPO)의 까다로운 규정을 적용 받지 않는다.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의 분석에 따르면 역합병을 통해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한 중국기업은 모두 222개에 달한다. 지난 2006년부터 2010년 사이 미국증시에 상장한 32개 증국기업의 60%에 해당하는 셈이다.

기업 유치에 열을 올렸던 거래소들도 역합병 방식을 대대적으로 선전해왔다. 나스닥은 지난 2007년 상하이에서 유치 설명회를 열어, 역합병을 통해 중국기업으로 변신한 상장종목들의 주가가 평균 15% 상승했다고 선전할 정도였다.

이후 중국 상장기업들에서 회계분식, 자금유용 등의 문제가 잇따라 불거지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투자자들을 보호해야 하는 규제당국의 움직임이 부산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때늦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밝혀지고 있는 사안들 대부분이 지난 2010년 이전의 것이기 때문이다. 케빈 반스 케리스데일 캐피탈의 애널리스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불행하게도 SEC가 2년 이상 늦었다"며 "문제 삼고 있는 것들이 2010 회계연도나 그 이전들의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불신으로 주가가 떨어지자 공매도 공격이 속출해 중국기업들을 괴롭히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2010년과 2011년 사이 유명한 공매도 투자자인 칼슨 블록의 공격을 받은 5개 중국기업의 시가총액이 50억 달러나 줄었다.

이에 따라 미국 증시에서 철수하는 중국기업들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10년 NYSE와 나스닥에 상장된 중국기업 수는 각각 99개사와 167개에 달했지만, 지난달 30일 현재에는 84개, 129개로 줄었다. 이런 추세는 갈수록 확산될 전망이다. PwC에서 중국기업을 담당하고 있는 데이비드 브라운은 "많은 중국기업가들이 미국 주식시장에서 빠져 나오기를 원한다"며 "이러한 종류의 딜이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양국 규제당국 사이의 마찰로 인한 회계법인에 대한 기소는 사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 최악의 경우, 미국에 상장된 중국기업들이 회계법인을 구할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 상공회의소는 지난주 미국과 중국의 증권감독당국에 보낸 서한에서 "양국의 규제당국이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규제공백 상태가 돼 투자자들과 기업들의 피해가 속출할 것이며 만약 양국 규제당국들이 보복적인 조치를 취한다면 이는 규제 보호주의(regulatory protectionism)로 연결돼 국가경제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짐 펠트만 메시로우 파이낸셜 컨설팅 대표는 "미국시장에 상장된 중국기업들이 양국 규제당국 사이의 분쟁에 포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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