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대1(왕십리 뉴타운) vs 63대1(화성 동탄2 신도시)'
3월 분양 시장의 대어로 꼽힌 서울 왕십리 뉴타운 3구역과 화성 동탄2 신도시의 1순위 청약 결과다. 왕십리 뉴타운과 화성 동탄2 신도시는 브랜드 파워, 입지 여건 등 여러 면에서 관심을 모았던 단지로 이번 청약 결과가 여러 의미를 담고 있다는 분석이다.
왕십리 뉴타운 3구역은 강북의 최대 주거단지로 부상 중인 곳으로 현대건설·SK건설·포스코건설 등의 컨소시엄을 구성해 분양했다. 동탄2 신도시는 수도권 남부 신주거지로 부상하고 있는 곳으로 최근 63대1로 분양을 마친 반도건설 등 중견 건설사가 참여했다.
◇왕십리 뉴타운 3구역과 화성 동탄2 경쟁률은=두 단지 간의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경쟁률 측면에서는 동탄2 신도시가 앞섰다. 25일 1순위 접수를 받은 왕십리 뉴타운 3구역 '센트라스'의 경우 1,029가구 모집에 1만804명이 몰려 평균 10.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물론 이 같은 성적은 지난 2011년과 2013년에 각각 이뤄진 왕십리 뉴타운 2구역, 1구역 분양보다 우수한 성적. 2구역의 경우 고분양가 논란으로 대거 미분양이 발생하면서 할인분양에 나선 아픔이 있고 1구역은 평균 1.08대1의 저조한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3구역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898만원으로 2구역(1,964만원)보다는 저렴하지만 1구역(1,811만 원)보다는 비싸게 공급됐다.
이미 입주한 왕십리 뉴타운 2구역의 경우 3.3㎡당 매매시세가 1,781만원이었지만 현재 3.3㎡당 1,902만원으로 6.7% 올랐다. 왕십리 뉴타운 3구역의 경우 현대건설 등 대형 건설사가 분양했다는 점에서 다소 저조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분양한 동탄2 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 5차와 6차가 각각 55.7대1, 63대1의 경쟁률을 보이며 '청약 대박'을 쳤다. 브랜드 파워가 상대적으로 약한 중견 건설사가 분양했지만 동탄 신도시 파워가 이를 상쇄한 것이다.
이미 입주가 본격화된 동탄 신도시 시범단지 아파트의 경우 프리미엄이 붙고 동탄2 신도시 새 아파트의 분양가가 동탄1 신도시 기존 아파트 매매시세(3.3㎡당 1,049만원)와 비슷한 점도 높은 경쟁률에 한몫을 했다. 초기 계약률이 낮았던 호반베르디움 3차 역시 계약 개시 3개월 만에 실제 계약률이 99%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북부 VS 수도권 남부=왕십리 뉴타운 3구역과 동탄2 신도시의 경우 위치·수요층 등이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다. 하지만 왕십리 뉴타운 3구역과 동탄2 신도시의 경우 서울 북부와 수도권 남부, 택지지구와 재개발 단지라는 대결 구도에서는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우선 여러 면에서 왕십리 뉴타운 3구역보다 화성 동탄2 신도시가 앞섰다는 평가다. 동탄2 신도시의 경우 서울 강남권 수요는 물론 오산·수원·화성·용인·평택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투자자 및 실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
이 이면에는 수도권 공공택지가 갖는 희소성도 작용하고 있다. 신규 택지 지정이 중단된 상태에서 서울 강남권 및 수도권 수요자들이 자족 도시 기능을 갖춘 동탄2 신도시를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청약 결과를 보면 왕십리 뉴타운 3구역의 경우 강북 재개발 단지 가운데 단지 규모와 입지 등 여러 면에서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지만 서울 강남 수요를 끌어들이지는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동탄2 신도시가 현재처럼 다양한 수요층을 지속적으로 끌어들일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이미윤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동탄2 신도시의 경우 분위기가 좋아지고 웃돈이 붙다 보니 건설사들이 프리미엄이 반영된 분양가를 내놓고 있다"며 "당장 성적이 좋게 나왔지만 입지가 떨어지는 곳에 공급이 잇따를 경우 미분양이 생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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