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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평수 줄이는 재건축의 시사점

조합원들이 기존 거주면적보다 오히려 작은 평형을 배정받는 재건축 아파트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1대1 재건축을 추진해온 서울 도곡동 삼익아파트는 141㎡를 보유한 104가구 가운데 절반 정도가 20㎡를 줄여 배정받는 새로운 방식으로 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줄어드는 평수만큼을 중소형 일반 분양물량으로 돌려 조합원들의 추가 부담금을 낮추는 것이다. 이는 기존 1대1 재건축단지의 면적을 10% 이상 늘리거나 줄이는 것을 허용한 '5ㆍ10 부동산정상화대책'의 첫 적용사례가 된다는 점에서 재건축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삼익아파트 조합원들의 결정은 과거와 달라진 주택시장의 흐름을 반영할뿐더러 역발상을 통해 재건축시장에 다양한 사업모델을 제공한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가구수를 늘리지 않고 이뤄지는 기존의 1대1 재건축 방식은 개별 조합원에게 부과되는 과도한 분담금 문제가 최대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각 지역과 개별 단지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삼익아파트 방식이 확산될지 여부는 두고 봐야겠지만 극도로 얼어붙은 재건축시장에 일단 숨통을 트여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재건축 조합원들은 주거문화와 시장이 크게 변화함에 따라 무조건 큰 평수를 고집하거나 떼돈을 벌겠다는 환상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 과거와 같은 집값 단기 급등 가능성이 앞으로는 거의 희박해 보이는 상황에서는 현실적으로 실리적인 방안을 찾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다.



정부는 재건축시장의 변화가 주택 공급물량 확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에 적극 나서야 한다. 특히 서울의 경우 주택 공급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재건축 물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야만 가격 안정도 가능해진다. 주택시장에서 먼저 제기된 입주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재건축면적을 20~30%까지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적정한 기준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 서울시는 중소형아파트 공급물량이 늘어나면 공공성을 강조한 기존의 정책방향과도 맞아 떨어진다는 점에서 획일적 규제조치를 고집할 게 아니라 보다 전향적 자세를 보여야 한다.

최근 저출산 고령화시대와 1인 가구 등장으로 주택개념이 달라진 만큼 주택정책도 근본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때다. 수요자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인구 및 사회구조의 변화를 반영한 주택정책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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