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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몽골리안 스탠다드가 글로벌 스탠다드?
입력2011-03-27 14:43:19
수정
2011.03.27 14:43:19
지난 25일 아침 서울 신라호텔. 오전 9시부터 수흐바타린 바트볼드 몽골총리와 인터뷰하기로 했던 기자는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총리가 피곤하고 식사를 해야 돼 인터뷰할 수 없다”는 얘기를 들어서다.
현지의 풍부한 자원이나 철도, 농업개발에 나서는 기업의 관심이 커 추진했던 인터뷰인만큼 몽골측에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행동하라. 징기스칸 시절의 한ㆍ몽관계인줄 아느냐”고 따졌지만 헛수고였다.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조차 총리와의 회동 15분 전에 도착했으나 접대하는 사람이 없어 기자가 머무르던 우리 외교부 의전담당자 방에서 궁색하게 기다려야 했다.
결국 기자는 바트볼드 총리가 청와대로 이 대통령을 예방하고 강 회장을 접견한 뒤 경제4단체장과의 오찬을 늦추도록 하면서까지 우여곡절 끝에 인터뷰를 했다. “몽골에서 또 보자”는 말을 주고받은게 위안이 되긴 했지만 뒷맛이 개운치는 않았다.
물론 몽골측의 실수와 무례를 수 천년을 내려온 유목민의 특성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유목민은 여기저기 떠돌며 끊임없는 전쟁과 약탈에 시달려 시간이나 약속개념이 별로 없다. 아니면 12C 후반~14C 중반 150년간 최대의 글로벌 제국을 건설했던 자부심이 은연중 깔려 있을 수도 있다. 김종래(언론인)씨는 ‘CEO 징기스칸’에서 “징기스칸은 제로섬 게임의 땅에서 벗어나 열린사고를 통해 꿈과 비전을 공유하며 이미 800년전에 21세기를 살다 갔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몽골리안 스탠다드가 글로벌 스탠다드였다는 얘기다.
인터뷰를 둘러싼 해프닝을 놓고 확대해석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몽골에서 사업이나 선교활동을 하는 이들은 “수교 21년이 된 지금 한ㆍ몽관계를 진지하게 성찰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흔히 한국인을 봉으로 알고 사기를 치거나 테러도 심심찮게 발생하는 현실도 보자는 것. 현지 권력층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 중소기업인 C씨는 “이런 문제에 대해 몽골은 물론 주몽한국대사관조차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며 “중국진출시 우려스러운 부분을 많이 따져 봤듯이 이제는 몽골관계도 짚어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몽골은 약자, 형제의 나라’라는 관점에서 퍼주기만 할 게 아니라 윈윈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 물론 국내에서도 3만여 몽골노동자 중 일부에 대한 임금체불과 부당대우를 근절해 반한파가 생기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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