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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경제포럼] 북핵문제·한반도정세 대응방안 제안

"시간 끌수록 북한에 유리… 6자회담 시한 설정하고 임해야"

우크라 사태 등 핵의존 분위기… 실질적 성과 낼 방안 고민 필요

대북정책 핵-경제 분리 접근하면 北 병진노선 도와주는 결과 될것

12일 서울 반얀트리클럽호텔에서 북핵 문제와 한반도 주변 4강 외교의 해법 모색 을 주제로 한반도 경제포럼이 열리고 있다. /권욱기자

조창범 교수

이재술 대표

신각수 소장

고유환 교수

서울경제신문이 현대경제연구원과 12일 서울 반얀트리호텔에서 공동개최한 '한반도경제포럼'에서는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의 강연에 이어 참석자들로부터 북한 핵 문제 및 한반도 정세의 핵심을 짚는 날카로운 의견들이 제기됐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한국 대표를 역임한 조창범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핵 활동을 인정하는 추세가 나타나면서 6자회담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이 어려워질 것을 우려했다. 조 교수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각 국가의 체제 안보 문제가 부각되면서 세계적으로 국가 차원의 핵 활동을 인정해주고 있다"면서 "러시아 역시 전략적 정책수단으로 핵무기에 의존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같은 분위기는 체제에 대한 위협을 느끼고 있는 북한의 핵·경제 병진노선을 뒷받침하는 여건으로 전개될 수 있기 때문에 6자회담의 성과를 내기 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황 본부장은 "북핵 불용에 대한 국제사회의 의지가 더욱 분명해지고 중국과 러시아의 입장도 진화하고 있으며 북한의 협상전술에 대한 우리의 이해와 경험도 축적되는 등 협상의 여건이 과거와는 다르다"면서 이번에 6자회담이 재개될 경우 다른 상황이 전개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표명했다.

주일 대사를 지낸 신각수 국립외교원 국제법센터 소장은 "우리 정부가 북핵 문제에 있어 시간은 우리 편이라고 여긴다는 인상을 받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적어도 핵 개발 문제에 있어서는 시간이 북한 편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의 핵 개발이 본격화되면 핵무장도 머지않아 일정 기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관점에서 신 소장은 "6자회담의 틀 속에서 양자대화 등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에 시한을 설정하고 교섭에 임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황 본부장은 "북한이 핵 능력을 계속 고도화하고 있으며 따라서 앞으로 몇 년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시간이 자기 편이라고 믿고 있다면 북한은 계산을 잘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전통적인 우방으로 여겨졌던 중국과 러시아마저도 북핵 문제에 대해 확고한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고 중국 및 러시아와 우리 정부 간 북핵 관련 협의가 과거에 비해 훨씬 심도 있게 진행되고 있어 북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통일부 차관 출신의 김석우 21세기국가발전연구원장도 "지금 북한의 입장에서는 핵무기 개발을 포기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북한의 핵 개발에 따른 추가 핵실험(제4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황 본부장은 정부가 "북한의 핵실험이나 장거리미사일 발사 시험 등 도발을 사전에 저지하고 도발시 안전보장이사회 추가 제재조치를 취하는 등 강력히 대응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대북 제재의 효과가 더욱 제고되고 있으며 점점 더 많은 국가가 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국방연구원장을 역임한 황동준 안보경영연구원장은 "북한은 체제 유지 수단으로 핵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과 러시아의 북한 제재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이 핵 폐기 조건을 제시한 적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북한은 그동안 "핵 개발은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에 대한 정당한 자위권"이라고 주장해왔다.

이재술 딜로이트 안진 대표는 "장기적으로 5·24조치가 해제되면 평양에 사무소를 내는 방법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와 같은 점진적인 북핵 문제 해결 방식이 성과를 거두고 있지 못하다는 점에서 "중국과 수교를 맺을 때 정치·경제 분리 방식을 선택했던 것처럼 핵과 경제 문제를 분리해 접근하는 게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황 본부장은 이와 관련해 "북한 비핵화와 남북관계 발전은 상호 선순환 구조로 진행돼야 할 것"이라면서 "북핵 문제에 진전이 있을 경우 남북관계의 본격적 개선을 위한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우리 정부는 최근 우리 사회 일각에서 제기되는 북핵·경제 분리 접근 방식에 대해서는 그것이 북한의 핵·경제 병진노선을 도와주는 결과가 될 것이므로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핵 문제에 진전이 없는 상태에서는 순수한 인도적 지원이나 민족 동질성 회복을 위한 문화·역사교류 등은 가능하겠지만 남북경협의 본격적인 추진은 어렵다는 판단인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아산 전무를 역임한 장환빈 한반도개발협력연구소장은 "정부에서는 북한에서 장마당 등 사경제 요소가 확산되면서 부정부패 확산 및 빈부격차 확대 등 불안요인이 야기돼 체제 붕괴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 같다"면서 "하지만 북한이 시장조치를 취한 지 13년째 되는데도 붕괴되지 않는 걸 보면 나름의 통제능력을 확보하고 경제적으로 안정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의 대표적인 북한전문가로 꼽히는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고 교수는 "한국의 경우 공고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체제 안전 보장에 대한 확신 아래 핵 개발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며 "이러한 관점에서 북한이 핵 개발에 나서는 이유는 중국을 믿지 못하기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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