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랑드, 서방 국가 정상으로는 로하니 첫 회동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간 역사적인 회동이 사실상 물 건너갔다.
두 정상이 모두 최근 이란 핵 문제에 대한 외교적 해법을 강조하면서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제68차 유엔 총회장에서 우연한 방식을 통해서라도 만나 핵개발 이슈를 논의할 것으로 기대됐었다.
24일(현지시간) 백악관 공동 취재단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미국 행정부 고위 관리는 오바마 대통령과 로하니 대통령 간 비공식 회동이 무산됐다고 전했다.
이 관리는 “전격 회동은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이 이란 대표단에 두 정상이 잠깐 만나는 방안을 타진했으나 이란 측이 ‘현 시점에서는 상황이 너무 복잡하다’며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미국 관리는 “이란도 국내 정치역학적인 사정이 있고 이란과 미국과의 관계는 다른 서방 국가와의 관계와도 다른 것 같다”고 해석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백악관은 두 정상이 뉴욕에 함께 체류하는 동안 회동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이란 측은 아직 대통령급에서 만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두 대통령은 이날 유엔 총회에서 나란히 기조연설했으나 오바마 대통령은 오전, 로하니 대통령은 오후에 연단에 섰다.
오바마 대통령이 연설할 때는 로하니 대통령은 그 자리에 없었고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경청했으며 로하니 대통령이 연설할 때는 오바마 대통령은 다른 행사를 소화하고 있었다.
이날 또 반기문 총장 주재로 각국 정상 초청 오찬이 있었으나 로하니 대통령은 식사에 술이 제공된다는 이유로 불참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란 지도자들이 과거에도 특정 행사를 피하고자 할 때 이슬람법이 금지한 알코올이 반주로 나온다는 점을 들었다고 소개했다.
양국 정상이 만나게 되면 36년 만에, 또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처음으로 이뤄지는 회동이다.
오바마 대통령 대신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이날 총회장에서 로하니 대통령과 잠깐 얘기를 나눔으로써 로하니 대통령을 만난 첫 서방국 정상으로 기록됐다.
프랑스와 이란 대통령 간 정상 회동도 2005년 당시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모함마드 카타미 대통령을 프랑스 파리에서 영접하고 나서 처음이다.
오바마 행정부 관리는 정상 간 짧은 조우는 불발됐지만 존 케리 국무장관은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을 만나 핵 문제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케리 장관은 26일 유럽연합(EU) 주재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대 상임이사국과 독일, 이란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이른바 ‘P5+1’ 회의에 참석한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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