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모 일병 “군 당국이 유가족과 만남 방해”
사람 맞나? 새로운 가혹행위도 속속 드러나
28사단 윤승주 일병을 사망에 이르게 한 가혹행위를 처음부터 지켜본 김모 일병이 유가족과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음에도 군이 이를 방해했다는 증언이 27일 나왔다.
김모 일병은 당시 입실환자로 윤 일병의 전입부터 사망 사고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가혹행위를 직접 목격한 핵심 증인으로 윤 일병이 장례식과 공판 참석, 유가족과 만남을 원했지만 군이 묵살, 결과적으로 방해했다는 것이다.
이는 국방부의 “‘김모 일병에게 이번과 관련해 진술할 수 있냐’고 타진했으나 의병 제대로 민간인 신분이 된 김모 일병의 부친이 아들의 건강을 이유로 법적 증언을 완강하게 거부해 증인신문을 할 수 없었다”(8월11일 정례 브리핑)과 상반되는 것으로 군이 거짓 해명에 나섰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27일 오후 28사단 집단구타 사망사건 관련 3차 브리핑에서 “지난주에 만난 김 일병의 아버지는 흔쾌히 전화를 받아주었고, 김 일병이 사건 초기부터 유가족과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었다”며 “허위 브리핑을 하고, 이런 사실을 은폐한 데 군 당국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소장은 “김모 일병이 윤 일병을 생전에 도와주지 못했다는 자책감으로 유가족들을 만나 돕겠다는 의사를 병영생활상당관과 군 검찰관에게 밝혔으나 누구도 유가족에게 이를 알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임 소장은 또 사건이 사회문제화한 8월 13일 김모 일병의 집을 방문해 5시간 동안 수사를 펼쳤던 3군 사령부 검찰관 등 3명의 간부에게도 김모 일병의 부친이 “윤승주 일병 유가족들도 같이 왔으면 좋겠다”고 사전에 알렸음에도 3군 사령부측은 ‘수사 방향이 다르다’며 윤 일병 가족에게는 언급도, 연락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임 소장은 특히 김모 일병의 증언으로 특히 사고 당일 마지막 가혹행위가 알려진 것보다 잔인하게 진행됐다고 밝혔다. 지난 4월 6일 구타로 탈진해 수액 주사를 맞고 있던 윤 일병을 깨우자마자 가해자들은 냉동만두를 강제로 입에 처넣고 가슴을 때려 음식물이 입 밖으로 튀어나오자 “먹어, 먹어, 계속 먹어, 먹다가 체하는 게 뭔지 알려 주겠다”며 계속 폭행했다는 것이다.
구타에 시달려 정신이 반쯤 나간 윤 일병이 ‘물 좀 마셔도 되겠습니까’라고 묻자 기존 증언대로 1분이 아니라 단 3초만 시간을 주고 시간을 못지켰다며 다시 때렸다는 점도 김모 일병의 증언으로 새롭게 알려졌다. 가해자들은 계속된 구타로 윤 일병이 오줌을 흘리며 쓰러지자 바닥으로 질질 끌어 상반신만 침상에 걸쳐 놓고는 산소포화도 측정기로 맥박을 측정해 정상으로 나오자 ‘꾀병’이라며 눈을 감고 아무 것도 못하는 윤 일병을 계속 폭행했다는 정황도 새로 나왔다. 마지막으로 주범 이모 병장은 눈을 조금 뜬 윤 일병의 배 위에 올라가서 발로 밟았고 주먹으로 매우 강도 높게 가슴을 때렸다는 점도 드러났다.
군 인권센터는 김모 일병은 사망한 윤 일병에게 보낸 편지도 공개했다. ‘승주씨에게!’로 시작되는 편지는 가혹행위를 당하는 동안 도와주지 못해 미안하며 잔인하게 당하면서도 환자들에게는 따뜻하게 대했던 윤 일병에 대한 애틋함과 그리운 마음을 담았다.
국방부는 오후 4시30분 현재 이에 대해 어떤 해명이나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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