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무역정책을 도발적으로 비판한 책이 나왔다.
이안 플레처는 그의 저서'왜 고장난 자유무역을 고집하는가'에서 "강아지 마냥 찔끔찔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영역 표시를 하는 미국은 글로벌 호구"라고 비아냥 댄다.
"여러 나라들은 NAFTA, CAFTA, WTO, 그리고 현재 추진 중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미국이 관여하는 자유무역 협정에 심각한 오류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억지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왜 각국 정부는 떨떠름하게 생각하면서도 협정을 체결할까.
그 이유는 경제적인 것보다 정치적인 것 때문이다. 완전한 자유무역은 유토피아에서나 가능하기 때문에 곧이곧대로 실행될 가능성이 애초에 없기 때문이다.
어떤 나라도 실제로는 제대로 지키지 않는, 교과서에서나 나오는 자유시장 경제학 이론을 미국인들 대부분은 모든 나라를 이롭게 한다고 생각하며 추호도 의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이유를 예로 들어 "미국이 호구가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며 정통 경제학이 얼마나 현실과 상식에서 어긋나는지를 역설한다.
저자는 자유무역을 절대적으로 옹호하는 주류 경제학에 맞서 무제한의 자유무역을 옹호하는 메커니즘은 사실상 비현실적인 가정에 근거한 미심쩍은 지적 장치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한다.
그 극명한 예가 통화 시장은 자유롭고 아무 조작이 가해지지 않는다는 가정이다. 저자는 또 수학적 방법론만을 광적으로 신봉할 뿐 현실과 동떨어진 무역 경제학에 현실성을 불어넣는 최근의 경제학 이론 성과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설명한다.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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