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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벨리 퍼터' 바람이 불 것인가.
21일 충북 제천의 힐데스하임CC 타이거ㆍ스완 코스(파72ㆍ7,188야드)에서 개막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볼빅ㆍ힐데스하임 오픈.
첫날 최대의 화제는 벨리 퍼터라고 할 만했다. 벨리 퍼터는 일반 퍼터보다 샤프트 길이가 긴 롱 퍼터의 일종으로 그립 끝을 복부에 댄 채 스트로크를 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이날 벨리 퍼터를 이슈로 만든 주인공은 마수길(22ㆍ클리브랜드)과 김대현(23ㆍ하이트)이었다. 루키 마수길은 이날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보기는 1개로 막고 이글 1개와 버디 5개(보기 1개)를 쓸어 담아 6언더파 66타를 적어냈다. 지난해 말 열린 KPGA 투어 퀄리파잉(Q)스쿨을 1위로 통과해 이번 시즌에 데뷔한 마수길은 퍼트 솜씨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2중ㆍ3중 굴곡의 까다로운 그린을 요리했다.
마수길은 골프에 입문한 뒤 초등학교 5학년 때 뉴질랜드로 골프유학을 떠나 3년 전 KPGA 투어 도전을 위해 한국으로 돌아왔다. 평균 294야드에 이르는 드라이버 샷 등 기본기가 탄탄했지만 문제는 퍼트였다. 짧은 퍼트를 할 때 방향성에 확신을 갖지 못해 좋은 스코어를 내는 데 한계를 느꼈던 그가 선택한 것은 벨리 퍼터. 1년 전쯤 주위의 권유로 벨리 퍼터를 사용하게 됐고 Q스쿨 수석 합격으로 '약효'를 봤다. 이날 경기에서도 16번홀(파5) 내리막 3m 이글 퍼트를 비롯해 1.5m 이내 퍼트를 쏙쏙 홀에 집어넣었다.
최근 벨리 퍼터로 바꾼 '장타자' 김대현도 안정된 그린 플레이를 보이며 오후4시 현재 14번홀까지 6언더파로 공동 선두를 달렸다. 지난 2010년 상금왕인 김대현은 이 대회 전까지 출전한 이번 시즌 4개 대회에서 모두 컷오프를 당했다. 부진 탈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그는 "내 약점을 발견하는 기회로, 발전을 위한 성장통으로 받아들이려고 한다"면서 "롱 퍼터는 긴장된 상황에서 손목 사용을 억제할 수 있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롱 퍼터는 그립 끝을 몸의 일부에 고정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허용 여부에 논란이 있지만 지난해 키건 브래들리(미국)의 PGA 챔피언십, 지난주 웹 심슨(미국)의 US 오픈 우승 등으로 인기가 치솟고 있다.
한일 대항전(6월29일~7월1일ㆍ나가사키) 대표팀 고참 최호성(39)은 5언더파 67타로 선전을 펼쳤다. 김성용ㆍ김민휘ㆍ이민창ㆍ백주엽 등이 4언더파 그룹을 이뤘다. 메리츠 솔모로 오픈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우승 도전에 나선 최진호(28ㆍ현대하이스코)는 이븐파 72타로 첫날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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