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인 '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이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는 미국 증시에 대해 "폭락(big drop)할 수 있다"고 18일(현지시간) 경고했다. 개장과 함께 사상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했던 뉴욕 증시는 그의 말 한 마디에 곧바로 주저앉았다.
아이칸은 이날 로이터 글로벌 투자전망 회의에 참석해 "오늘날의 주가상태는 정말 조심스러운 수준"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뉴욕 증시는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차기 의장 지명자의 양적완화 정책 유지 발언 등에 힘입어 연일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아이칸의 경고는 증시 랠리가 기업의 펀더멘털보다 연준의 경기부양책 지속에 따른 과잉 유동성에 기대고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그는 "매우 단순하게 말해 현재 기업 이익의 대부분은 신기루"라며 "최근 주가는 기업이 운영을 잘해서가 아니라 낮은 금리 때문에 오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이칸의 경고는 뉴욕 증시에 강력한 브레이크로 작용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이날 장 시작과 함께 사상 최초로 각각 1만6,000포인트, 1,800포인트를 뛰어넘었지만 아이칸의 발언이 나온 직후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상승폭을 그대로 반납해야 했다.
결국 다우지수는 전날 대비 0.09% 오른 1만5,976.02, S&P500지수는 0.37% 떨어진 1,791.53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종합지수 역시 0.93% 하락한 3,949.07로 마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