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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일본에 맞선 비밀결사단의 고뇌와 투쟁

■ 한국의 레지스탕스<br>조한성 지음, 생각정원 펴냄


"우리가 어떤 나라에 쳐들어가면 그 나라의 국민은 자동적으로 세 부류가 된다. 한 쪽에는 저항세력(레지스탕스), 다른 쪽에는 협력자(콜라보)가 있고, 그 사이에 머뭇거리는 대중이 있다. 그 나라의 국민으로 하여금 자신들의 부(富)가 약탈되는 것을 참게 하려면 머뭇거리는 대중이 레지스탕스 무리에 가담하지 않고 콜라보 편에 서도록 설득해야 한다."(나치 독일 파울 괴벨스ㆍPaul Joseph Goebbels)

이 책은 일본 제국주의에 맞서 투쟁한 항일운동가, 특히 비밀결사들의 이야기를 정리한 것이다. 안창호의 신민회부터 여운형의 조선건국동맹, 7개 항일비밀결사단과 대한민국임시정부 등에 저자는 '레지스탕스'라는 이름을 부여한다. 그들의 생각들을 분석하기 위해 한·일 양국의 기록, 관련자들의 회고록과 발표된 연구 성과들을 녹였다. 언론보도·선언문·취지서·연설문 등도 참고했다.

"그때 젊은 사람들은 서로 내가 먼저 죽으러 국내로 들어가겠다는 자세였으니까. 폭탄을 들고 먼저 나가겠다는 것이었지요. 그런데 국내로 한 번 나가려면 여비도 있어야 되고 돈이 많이 들어야 되지 않아요. 그러니 나가겠다는 사람을 모두 내보낼 수가 없어서 나중에는 제비를 뽑기도 했어요. 먼저 죽으러 가겠다고 제비까지 뽑았으니, 지금 사람들은 도무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지요."(김성숙의 회고ㆍ김학준의 '혁명가들의 항일 회상')

1945년 8월 15일 정오. 일본 천황의 항복선언, 즉'대동아전쟁 종결의 조서'가 전파를 타고 전국에 방송됐다. 1910년 8월 29일 한·일합병이 체결되면서 대한제국이 멸망된 후 35년 만에 찾아온 민족해방은 그처럼 예기치 않은 순간에 날아들었다. 그러나 일본 천황은 끝까지 '항복'이라는 말을 입에 담지 않고 단지 연합국의 포츠담선언을 수락한다고만 밝힘으로써 끝까지 일본이 피해자처럼 호도했다.



그리고 70년이 지난 현재도 그들의 태도는 변함이 없다. 2013년 4월 21일과 22일.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을 비롯한 많은 일본 각료와 국회의원들이 청일전쟁·러일전쟁·만주사변·태평양전쟁 등에서 목숨을 잃은 일본 전몰자들의 위패를 보관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일본 각료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오늘까지 청산하지 못한 한·일 관계의 한 단면을 그대로 노출하고 있는 셈이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분쟁이나 역사 교과서 왜곡도 같은 연장선에 있다.

저자는 "항일운동가들의 저항과 투쟁이 지나간 사건이 아니라 오늘까지 유효한 역사임을 다시금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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