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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인류 최고의 아이디어는 '인터넷'

■오! 이것이 아이디어다(존 판던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피임과 진화론, 결혼, 인터넷, 민주주의, 자본주의, 커피, 하수도 등 인류역사를 바꾼 50가지 위대한 아이디어를 선별했다. 각 아이디어별로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었던 배경과 파장 등을 정리해 한권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영국 네티즌이 참여해 인류가 한낱 털복숭이 원숭이에서 현대인을 만들어낸 위대한 발상을 뽑은 결과지만 대부분 보편적인 아이디어들이다. 인류 최고의 아이디어는 '인터넷'이다.이어 2위에 문자, 3위 피임, 4위 음악, 5위 불이 각각 꼽혔다. 피임은 결과없는 성관계를 의미한다. 인류는 피임약과 기구의 보급에 의해 마침내 아이낳지 않을 권리를 얻은 것으로 평가된다.

인권 보호와 양성 평등 운동을 이끌어 낸 사회 제도도 위대한 아이디어로 꼽혔다. 노예제 폐지 6위, 여성 해방 19위, 복지 국가가 41위에 각각 올랐다. 일상생활에 편리함을 가져다준 도구도 상위권에 등장했다. 컴퓨터 프로그래밍 10위, 전화 16위, 전기 22위 등이다.

추상적 이념도 인류가 개발한 아이디어다. 희망 11위, 자아 23위, 명예가 45위를 기록했다.

역사에서 명예는 오랫동안 인간의 가장 고귀한 덕목, 목숨과 바꾸어도 아깝지 않을만큼 가장 귀중한 덕목이었다. 로마 시인 유베날리스는 "명예보다 목숨을 더 소중하게 여기면서 그저 목숨을 보존하려고 살아갈 이유를 저버리는 것보다 더 큰 죄악은 없다"고 썼다.



저자는 각각의 아이디어가 당시에 어떻게 발현됐고 현대인의 의식 구조에 어떻게 투영됐는지를 진단한다. 오늘의 우리를 있게 한 과거 속 인물들에 대한 헌사로 봐도 될 것 같다.

34위에 랭크된 포도주는 인간이 빚어낸 지상 최고의 물방울이다. 빅토르 위고는 "신은 물을 만들었지만 인간은 포도주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물론 포도주에 대한 반박도 많다. 무슬림은 이유를 막론하고 음주에는 무조건 반대하고 기독교는 수세대동안 금주를 설파해왔다.

흔히 아이디어라는 말은 한순간에 번쩍하고 떠오르는 개념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 속에는 한 개인과 사회의 수많은 개념과 관념, 이론과 제도, 사상 등이 녹아있는 경우가 많다. 먼 과거의 이름없는 발명가나 사상가는 물론 가까운 과거의 저명인사도 만날 수 있는 책이다. 저자는 "위대한 아이디어는 대부분 세상을 더 좋게 바꾼 아이디어들이었다"며 "사실 순위는 무의미한 것 같다"고 말한다. 앞에서부터 읽을게 아니라 읽고 싶은 곳을 골라 순서없이 읽어내려 가도 된다.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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