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알레그리의 베이라히우경기장에서 22일(현지시간) 열린 알제리와의 2차전 후 축구장 주변에서는 곳곳에서 탄식이 흘러나왔습니다. 상파울루에서 포르투알레그리까지 응원을 왔다는 교민 최연하씨는 "아쉽지만 어린 선수들이 열심히 했다"며 "다른 교민들도 비슷한 생각"이라고 전했습니다.
이날 축구 대표팀은 알제리에 2대4로 완패했습니다. 내심 승리를 기원했기에 아쉬움이 컸던 게 사실입니다. 세월호 참사와 동부전선 GOP 총격사건에도 새벽같이 일어나 응원했던 국민들도 같은 심정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축구 대표팀이 선전했다는 게 이곳 분위기입니다. 전반전만 해도 슛 한번 못해본 채 0대3으로 끌려갔습니다. 앞이 안 보일 정도였지요. 그래도 후반전에 힘을 냈습니다. 손흥민이 첫 골을 성공했고 구자철이 추격골을 넣었습니다.
교민들과 주재원들은 한국 대표팀의 노력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줬습니다. 지구 반대편인 브라질에 와서 뛰는 한국 대표팀에 벅찬 감정을 느낀다고 했습니다. 러시아와의 예선 1차전 때 상파울루 교민과 주재원 3,000여명이 모여 응원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2차전은 알제리에 졌지만 그 이상의 무엇을 5만여 브라질 교민과 주재원들에게 줬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딛고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우리나라 국민들에게도 부족하지만 일정 부분 비슷한 역할을 했을 거라고 봅니다.
기자는 축구의 힘을 브라질에서 다시 한번 느낍니다. 단순히 지고 이기는 것이 아닌 대한민국과 국민들을 하나로 묶는 힘 말입니다.
이제 26일(한국시각 27일 오전5시) 벨기에와의 예선 마지막 경기가 남아 있습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대한민국의 저력을 전세계에 보여줬으면 합니다. 또 한번 2002년 한일 월드컵의 신화를 재연할지 누가 알겠습니까. 축구공은 둥글다고 하니까요. /포르투알레그리=susop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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