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주유소 고객의 신용카드 정보를 카드 리더기를 이용해 불법으로 수집한 혐의(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로 김모(32)씨 등 3명을 구속하고 윤모(34)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3일 밝혔다.
또 수집한 신용카드 정보를 팔아넘기거나 이를 이용해 신용카드를 위조·사용한 혐의로 정모(47)씨 등 4명을 구속하고 설모(38)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3년 10월부터 지난 1월까지 대전의 한 주유소에서 카드 리더기를 이용해 고객 신용카드 정보 5,000여건을 불법으로 수집한 뒤 이를 이용해 신용카드를 복제, 1억2,200여만원 상당을 몰래 결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 등 3명은 신용카드 개인정보 1건당 10만∼20만원에 거래된다는 사실을 주변에서 전해듣고 2013년 7월 중국에 있는 공범으로부터 신용카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신용카드 리더기와 복제 프로그램을 전달받았다.
이어 같은 해 10월 한 달여간 대전의 한 주유소에 공범 유모(32)씨를 위장 취업시켜 주유를 마친 고객이 건넨 신용카드를 고객이 보지 않는 곳에서 리더기를 이용해 복사하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이렇게 복제한 5,000여 건의 신용카드 정보를 이메일 등으로 국내외 공범과 공유했고 이를 이용해 신용카드 116장를 위조했다.
이들은 위조한 신용카드로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태국 등에서 총 170회에 걸쳐 귀금속·아웃도어 의류 등을 사기 위해 결제를 시도했으며, 이중 6,200여만원을 결제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피의자는 대전 지역에서 조직폭력배 일원으로 활동했으며 경찰 수사로 덜미를 잡히자 다른 공범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려고 시도하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들이 신용카드 정보를 수집하는 데 사용한 카드 리더기는 일반 매장에서 회원카드를 발급하는 데 사용하는 장비로 시중에서 누구나 쉽게 구매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피의자들이 모두 “위조한 신용카드로 구매한 물건을 되팔아 돈을 나누려했지만 구입한 물건은 모두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다”고 진술함에 따라 주범이 따로 있는 것으로 보고 용의자 4명을 쫓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정보가 유출된 신용카드 고객 515명에 대해서는 카드를 정지하고 재발급하도록 안내했고 피해가 최소화하도록 조치를 했다”며 “복제가 어려운 IC칩 카드 단말기 보급을 확대하고 복제 표적이 되는 마그네틱 카드를 사용할 경우 자신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결제가 이뤄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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