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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처벌요구 없어도 고소장 내면 '무고죄' 성립"

처벌요구를 분명히 밝히지 않았어도 허위 사실을 담은 고소장을 제출했다면 무고죄가 성립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무고 혐의로 기소된 윤모(70)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일부 혐의를 무죄로 보고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3일 밝혔다.

재판부는 “무고죄는 타인이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신고할 때 성립하는 것”이라며 “고소장을 수사기관에 제출한 것만으로도 무고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고소장에 적힌 ‘합의서의 위조 및 행사 여부를 가려주기 바란다’는 내용만으로도 무고죄가 성립한다”며 “명시적 처벌요구가 없고 수사기관 진술에서도 합의서를 별도 언급하지 않았다고 무죄로 본 원심은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판단했다.

윤씨는 2009년 12월 김모씨에 대한 허위 내용을 담은 고소장을 서초경찰서에 제출했다.

자신과 민사 소송을 벌이고 있던 김씨가 재판과정에서 위조된 투자확인서를 증거로 냈다는 내용이었다.



윤씨는 김씨가 제출한 권리포기 합의서도 자신이 도장을 찍은 적이 없으니 위조 여부를 가려달라는 언급도 덧붙였다.

무고 혐의로 기소된 윤씨에 대해 1심은 확인서와 합의서 두가지 모두에 대해 무고죄가 인정된다고 보고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확인서는 허위 고소로 유죄가 명백하지만 합의서는 위조 여부를 가려달라는 취지로만 기재하고 수사기관에서도 관련 내용을 언급하지 않아 별도로 고소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으로 감형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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