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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프로축구 분데스리가의 레버쿠젠은 지난 2013년 6월 손흥민(23)을 영입했다. 간판 윙포워드 안드레 쉬를레를 첼시로 떠나보낸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였다. 손흥민은 2013-2014시즌 12골 7도움을 몰아치며 팬들의 기억에서 쉬를레를 지웠다.
쉬를레는 이달 초 볼프스부르크(이하 볼프스)로 이적했다. 첼시에서 인상적인 두 시즌을 보냈고 지난해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독일의 결승전 결승 골까지 어시스트했다. 이적료는 3,200만유로(약 398억원). 분데스리가로 돌아오자마자 쉬를레는 7일(이하 한국시간) 호펜하임전(3대0 승)에서 풀타임을 뛰며 2도움을 올렸다. 첫 도움은 복귀전 시작 2분 만에 나온 것이었다.
손흥민이 '전임자' 쉬를레와 자존심 대결을 벌인다. 레버쿠젠은 14일 오후11시30분 바이 아레나로 볼프스를 불러들여 분데스리가 21라운드를 치른다. 볼프스는 요즘 유럽에서 가장 '핫'한 팀이다. 후반기 들어 3경기에서 승점 7(2승1무)을 쌓으며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지난달 31일에는 바이에른 뮌헨을 홈에서 4대1로 대파했다. 구자철(마인츠)이 뛰던 2011년만 해도 볼프스는 2부리그 강등을 걱정하는 처지였으나 지금은 승점 41로 선두 뮌헨(승점 49)을 위협하고 있다.
볼프스는 미드필더 케빈 더브라위너가 핵심이다. 벨기에 대표로 브라질 월드컵에 출전해 우리에게도 낯이 익다. 그는 리그에서만 8골 11도움을 올렸다. 시즌 전체 기록은 11골 14도움. 뮌헨전 2골 등 최근 3경기 5골로 갈수록 무서워지고 있다. 더브라위너도 지난 시즌 첼시에서 건너왔다. 더브라위너와 쉬를레는 호펜하임을 맞아 각각 가운데와 왼쪽에서 쾌승을 합작했다. 볼프스는 최전방 공격수 이비차 올리치를 함부르크로 보냈으나 네덜란드리그 출신 바스 도스트가 최근 7경기 5골로 폭발하고 있어 미드필더·측면·최전방까지 삼박자가 맞아떨어지고 있다. 디터 헤킹 볼프스 감독은 "뮌헨과 경쟁할 위치에 있다는 것은 기쁜 일이다. 선수들도 이 상황을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레버쿠젠은 암울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최근 리그 7경기에서 2승3무2패. 지난 8일 베르더 브레멘전 1대2 역전패가 컸다. 아시안컵 뒤 복귀한 손흥민은 후반만 뛰었다. 현지 언론은 팀 패배에도 "손흥민이 투입되자 압박이 살아났다" "손흥민의 가세로 공세를 펼쳤다"며 손흥민에게만은 찬사를 보냈다. 48분 소화로 컨디션을 끌어올렸으니 쉬를레와의 '왼쪽' 대결에서는 시즌 12호 골을 터뜨릴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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