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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도 부품 비리

국산이 수입산으로 둔갑… 재고 신품으로 속여<br>檢, 철도공사 임원 등 기소

원전에 이어 시속 300㎞로 달리는 KTX에도 부정 부품들이 납품돼온 사실이 검찰 수사로 드러났다. 부품 납품 과정에서 국산품을 수입품으로, 재고를 신품으로 속이는 등 총체적 비리가 있었다.

광주지검 특수부(신응석 부장검사)는 15일 사기ㆍ공문서변조ㆍ뇌물수수 등 혐의로 사장과 공장장 등 납품업체 관계자 7명, 한국철도공사 임원과 직원 2명을 구속 기소하고 다른 납품업체 관계자 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적발된 6개 업체는 2009년 3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공문서인 수입신고필증을 변조해 국산을 수입품으로, 재고품을 신품으로 속여 납품해 1,400만여~3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수입신고필증, 원제작사의 품질보증서, 송장(인보이스) 등 서류가 위조됐다.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뒤 납품대금 19억원을 횡령하고 85억원 상당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포탈하거나 65차례 담합으로 부품 단가 43억원에 이르는 입찰을 방해한 업체도 있었다.

한국철도공사의 기술 1급 임원은 업체에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2,000만원을, 기술 3급 직원은 업체에 부품구매계획서 파일이 든 USB 장치 등을 넘겨주고 1,1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수사를 통해 23개 품목 8,246개의 재고품, 6개 품목 9,275개 등 모두 29개 품목 1만7,521개 부품이 KTX에 ‘사기 납품’된 것으로 드러났다. 부품들은 주로 체크밸브, 릴레이, 스러스트 너트ㆍ링 등 주로 KTX의 제동장치에 사용되는 중요부품이지만 안전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KTX는 1편성(20량)에만 3만5,000여 품목 200만개의 부품이 들어가는 점을 고려하면 부정 납품된 부품의 양이 많지 않고 실제 납품된 부품을 불량품으로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신응석 부장검사는 “철도공사에 부정부품 납품현황을 통보해 신속히 점검ㆍ교체하도록 했다”며 “수입신고 필증 원본(수입신고내역) 확인, 주요 부품 사용이력 관리 시스템, 입찰담합 방지 등 관련 부실한 제도도 개선하도록 건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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