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신형 '제네시스'의 공식 차명을 오랜 고심 끝에 '제네시스'로 최종 결정했다. 차명이 결정됨에 따라 현대차는 본격적인 신차 사전마케팅에 돌입한다. 신차발표회는 정 회장이 26일 서울 한남동 하얏트호텔로 각계의 명사를 초대해 직접 주재할 것으로 관측된다.
6일 현대차에 따르면 신형 제네시스 차명은 '더 뉴(The new)' '올 뉴(All new)' 등 신차임을 나타내는 수식어를 모두 뺀 '제네시스'로 결정됐다. 현대ㆍ기아차의 차명은 정 회장이 실무진의 의견을 참고해 늘 직접 결정한다. 2009년 '에쿠스'의 세대 교체 모델의 차명이 에쿠스였던 것과 마찬가지로 불필요한 수식어를 빼고 차명 자체를 브랜드로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선택인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차는 신형 제네시스가 회사 위상을 한 단계 높일 차라고 보고 회사의 모든 마케팅 노하우를 결집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 고위관계자는 "국내외 시장에서 중대한 의미를 갖는 신차인만큼 최상의 마케팅을 보여주겠다"면서 "이번에는 특히 스토리텔링 방식의 마케팅 기법을 도입했는데 최대한의 보안을 유지하고 하나하나 언베일링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우선 다음주 초 전국 영업점에서 신형 제네시스 사전예약 접수를 시작한다. 그러나 사전예약 고객에게도 실제 차 사진은 공개하지 않고 렌더링 이미지만을 보여준다. 신차 발표회 전까지 신문과 TV에 내보낼 티저광고에도 실제 차 모습은 보여주지 않고 궁금증을 최대한 증폭시켜나갈 계획이다.
신차의 모습은 정 회장 주재의 신차발표회에서 처음 일반에 공개된다. 차의 내외부 제원과 성능 지표 등도 신차 발표회 날 공개되며 신문과 TV에 대대적인 광고를 내보내는 것도 신차 발표회 당일 저녁부터다. 정 회장이 직접 신차 발표회를 주재하는 것은 지난해 5월 기아차 'K9' 이후 처음이어서 각계의 기대가 더욱 크다.
현대차는 광고를 비롯한 마케팅 수단에서 제품 개발 스토리부터 추구하는 철학까지 차근차근 얘기하는 스토리텔링 기법을 활용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차는 일본차에 비해 일부 감성품질은 앞서 있고 이제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것은 독일차 수준의 성능과 퍼포먼스"라면서 "이러한 고객 요구를 바탕으로 개발에 착수해 최고의 품격과 성능을 갖춘 차가 태어난 과정을 얘기해보겠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신형 제네시스는 자동차의 5대 품질 가운데 '주행감(RNHㆍRide and Handling)'에 가장 공을 들였다. 대형 세단이지만 스포티한 승차감을 구현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고 민첩하면서도 세련된 핸들링 느낌을 이끌어내기 위해 강하고 가벼운 철강제품을 현대제철과 공동 개발해 차에 적용했다.
신형 제네시스는 기존 모델과 같이 3.3리터와 3.8리터 가솔린 직분사(GDI)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한다. 이번에는 후륜구동 외에 풀타임 4륜구동 차도 나온다. 차후에는 최근 개발을 마친 3리터 터보 GDI 엔진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타깃 고객은 40대 전문직이며 연말 대기업 임원 인사 등에 따른 법인 수요도 노리고 있다.
한편 신형 제네시스의 미국 데뷔는 내년 초로 예상된다.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공개한 뒤 2월 슈퍼볼에 광고를 내보내는 등 대대적인 마케팅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제네시스는 2009년 한국차 최초로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되며 현대차의 이미지를 획기적으로 높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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