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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여걸 클린턴, 벵가지 청문회 압도

국무부 수장으로 책임 인정<br>사건 축소 의혹엔 적극 반격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23일(현지시간) 지난해 9월11일 발생한 리비아 벵가지영사관 피습사건과 관련해 출석한 의회 청문회에서 시종일관 좌중을 압도해 눈길을 끌었다. 당초 청문회는 지난해 12월로 예정돼 있었으나 클린턴 장관의 갑작스런 건강이상으로 한달 이상 연기됐다.

이날 클린턴은 벵가지 사태에 대한 책임은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실수를 지적하는 공화당 의원들의 비판에는 논리적으로 반박했다. 우선 그는 미국 외교를 총괄하는 '국무부의 수장'으로서 "내게 책임이 있다(I take responsibility)"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그는 특히 벵가지 사태로 희생된 네 명의 외교관들을 언급할 때는 감정이 격해져 목소리가 갈라지기도 했다.

하지만 사건축소 의혹이나 대처능력 부족에 대한 비판에는 당당하고도 적극적으로 반격했다. 클린턴은 "벵가지 사태와 알제리 인질사태는 별개의 사안이 아니며 지구촌 곳곳에서 무장세력이 발호하고 있다"면서 "무장세력을 죽일 수는 있지만 강력한 민주정부가 들어설 때까지는 이런 불안정한 상황에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상하원에서 5시간 넘게 진행된 청문회에서 의원들은 떠나는 클린턴 장관에 대해 예우를 갖췄다. 하지만 공화당 의원들은 벵가지 사태와 관련해 클린턴을 강하게 질타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2008년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나섰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벵가지 사태 발생 이후 수전 라이스 전 유엔대사가 기밀정보를 숨기는 바람에 모순된 정보를 미국인들에게 전달했고 정부는 아직도 기본정보를 숨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클린턴 장관은 "당시 혼선이 있었지만 사태의 경과를 정중하게 밝혔다"고 반박했다.

또 그는 론 존슨 공화당 상원의원이 사건발생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몰아세우자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클린턴 장관은 "중요한 점은 사태의 원인을 따지기에 앞서 현재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밝히고 재발방지를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며 "당시 즉각적이고 예외적인 조치를 취했다"고 되받았다.

한편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이 16~20일 전국 성인 1,03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클린턴이 대선 불출마 의사를 밝혔음에도 미국 국민들은 민주당 대선 후보로 조 바이든 부통령보다 클린턴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클린턴 장관에게 호감을 나타낸 응답자는 67%로 바이든(48%)을 크게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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