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흘째를 맞아 구조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전날까지 악천후 탓에 더뎠던 수중작업이 탄력을 받으면서 침몰 49시간 만에 실종자의 생명을 연장시키기 위한 선내 진입 공기주입에 처음으로 성공했다. 이에 따라 구조당국은 선박 내 일부 공기가 존재해 생존구역으로 기대되는 '에어포켓' 찾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18일 해양경찰청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선내 식당과 화물칸·조타실 등까지 진입해 공기주입을 시작했다. 전날까지 거센 조류 탓에 난항을 거듭하던 구조작업에서 들려온 첫 번째 성과라는 점에서 진도체육관에 모인 실종자 가족들은 일말의 기대감을 갖기도 했다.
이날 진도 앞바다는 비가 그치고 조류와 파도도 잠잠해지면서 구조작업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특히 전날까지 산소통을 메고 잠수를 해야 했던 탓에 고작 실제 20여분에 머물렀던 잠수 작업시간이 선박으로부터 공기 줄을 통해 산소를 공급하는 방식까지 추가되면서 수중 작업시간을 늘렸다. 또 탁한 시계로 앞을 보기 힘든 잠수부들의 길잡이가 되는 생명줄 설치도 전날 1개에서 이날 3개 이상으로 늘리는 등 본격적인 선내 수색을 위한 기반작업이 빠르게 진행됐다.
진교중 전 해군해난구조대장은 "잠수부들이 선체 진입통로를 확보했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라며 "앞으로 구조작업이 이전에 비해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단 공기를 주입했다고 하더라도 실제 선내로 진입해 수색작업을 펼치기는 만만치 않았다. 잠수부들은 이날 오후3시께 선내 진입을 시도했으나 실패하는 등 난항을 겪기도 했지만 이후 지속적인 시도로 세월호의 조타실과 2층 화물칸 등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잠수부들이 선내에 진입하면 일단 선박 내 일부 공간에 공기가 남아 있어 생존할 수 있는 '에어포켓'을 찾기 위한 필사적인 구조작업이 시작된다. 따라서 선박 내의 식당·휴게실·편의점 등을 우선적으로 집중 수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구나 주말에 현지의 파도와 조류 등의 상황이 사고 이후 가장 양호할 것으로 보여 이번 구조작업의 분수령이 되는 만큼 구조당국은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날 사망자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실종자 가족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침몰 후 생존 확률이 높다고 여겨지는 72시간이 지날 경우 구조 확률이 더 낮아질 수 있어 사실상 '시간과의 싸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최근 발견된 사망자들은 주로 물 위로 떠올라 인양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내부 수색이 더 늦어질 경우에는 시신들이 조류 등에 떠밀려 멀리 이동할 경우 사체조차 찾기 힘들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세월호는 거센 조류 등에 떠밀려 최초 침몰지점에서 4㎞나 이동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자칫 시신들이 멀리 떠내려갈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해양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주변에 군과 민간선박 등이 촘촘히 배치돼 있어 사체가 멀리 떠내려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해명했다.
이날 세월호가 물속에 완전히 잠기면서 앞으로 구조작업이 더 어려워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세월호가 선체의 모든 부분이 물속으로 가라앉았지만 바다 밑바닥으로 완전히 침몰하지 않고 여전히 비스듬히 서 있다는 점에서 구조작업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해경 관계자는 "이날 만조에다가 공기 주입과정에서 배가 조금 기울면서 세월호가 조금 가라앉았다"고 설명했다. 해경은 이날 세월호가 더 가라앉지 않도록 부력을 유지해주는 리프트백 설치작업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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