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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리포트] "성장률이 곧 성적표"… 지방정부 피말리는 투자유치 경쟁

중앙정부 "질적 성장" 천명 불구 경제 총량 늘리기에 매달려<br>난징 등에 앞다퉈 사무소 설치… 省 정부·기업 상대 치열한 로비…<br>허베이성은 8,000명 각지 파견


중국 정부는 지난해 성장률이 9.2%라고 발표했지만 각 지방정부의 성장률은 높게는 17%대에 이르고 대부분 12~15%대다.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다. 중앙과 지방의 경제 총생산 측정 잣대가 다른 탓도 있겠지만 경제 실적으로 자신의 성적표가 매겨지는 성 및 시 등 각급 지방정부들이 경쟁적으로 성장률 제고에 힘쓰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부터 시작된 12차 5개년 경제개발 계획에서 양적 성장을 지양하고 복지확대, 내수 중심으로의 질적 성장 전환을 천명했지만 각 지방 정부는 여전히 경제 총량 늘리기에 급급한 게 현실이다.

지방정부는 경제 성장을 위해 상하이, 선전 등 대도시는 물론이고 난징, 우한 등 전국에 이른바 주외(駐外) 사무소를 두고 치열한 기업 및 투자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중국 유력 주간지인 경제관찰보는 최신 호에서 이들 각 성 및 시의 주외 사무소들이 조금이라도 더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해당 성 정부 및 기업을 상대로 치열한 로비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제관찰보는 이 같은 치열한 투자 유치 활동은 공식적인 투자 설명회도 포함하지만 막후에는 술접대 등 갖은 향응이 이뤄진다며 온갖 책략과 전략이 난무하는 강호(江湖)의 세계와 같다고 표현했다. 후베이성 모 도시가 설립한 주(駐) 선전 사무실의 치앤롱카이 주임은"돈있는 사람이 왕입니다. 이전에는 소액의 투자 유치만 했는데 이제는 거대 프로젝트를 따와야 대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며 "각 성 및 시의 주외 사무소가 프로젝트를 쟁취하기 위해 싸우는 것이 일상화했다"고 말했다.

치앤 주임은 당초 주 선전 사무소의 역할은 선전의 발전 상황을 보고하고 도시 관리 모델을 배우기 위한 것이었는데 이제는 투자 유치가 최우선 과제가 돼버렸다고 밝혔다. 사무실 인원도 본래의 5명에서 20명으로 늘었다.



허베이성의 주 선전 사무소의 경우 지난해 43개 기업집단에서 1,600명의 투자 의향 기업인을 허베이로 초대했다. 허베이성 관계자는 전국 주요 지방에 나가 있는 주외 사무소의 투자 유치, 무역 상담 등을 지원하기 위해 일하는 인원만 8,000여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각급 지방정부는 투자 유치를 장려하기 위해 유치 금액당 일정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치앤롱카이 주임은 "1억위안의 투자를 유치할 경우 5,000위안의 장려금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 유치는 경매와도 같아서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쪽으로 하루 아침에 투자 장소를 바꾸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주외 사무소는 공식적인 투자 유치를 넘어 지방정부 고위 관리에 대한 뇌물 제공, 향응 등 부패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장시성 난창시가 난징시에 짓고 있는 초호화판 대형 빌딩이다. 난창시가 난징시에 세우던 초호화판 주외 사무소가 재정난에 직면해 공사 중단 사태가 벌어지면서 주외 사무소에 대한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난창 시정부가 8~9명 남짓한 난창시 공무원이 들어설 주 난징 사무소 자리를 위해 23층의 호화 빌딩을 짓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대체 주외 사무소의 역할이 무엇이냐는 여론의 비판을 받은 것이다. 이들 주외 사무소가 중앙정부의 각종 인허가를 획득하고 로비를 벌이기 위해 암암리에 활동하고 있는 주 베이징 사무소처럼 부패의 장이 돼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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