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추억의 슈퍼스타'가 돼버린 셰프첸코. 그가 명불허전의 골 감각을 과시하며 6년 만에 세계 축구팬들을 흥분시켰다. 셰프첸코는 12일(한국시간) 키예프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와 강호 스웨덴의 유로 2012(유럽축구선수권) D조 예선 1차전에서 두 골을 폭발시켜 2대1 승리의 이변을 완성했다. 유로 대회 출전 사상 우크라이나의 첫 승이었다. 스웨덴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7위, 우크라이나는 한국(35위)보다 낮은 52위다.
0대1로 뒤진 후반 10분 다이빙 헤딩슛으로 동점을 만든 셰프첸코는 6분 뒤 다시 방향만 바꿔놓는 영리한 헤딩으로 역전 결승골을 터뜨렸다. 자신의 109번째 A매치에서 통산 47ㆍ48호골을 작렬하며 우크라이나의 축구 역사를 새로 쓴 것이다. 경기 후 6만4,000여 홈 팬들의 뜨거운 기립 박수에 만세로 화답한 셰프첸코는 "꿈 같은 순간이다. 이번 대회에서 우리는 매 경기를 결승전이라 생각하며 뛰고 있다"고 말했다.
올 시즌 세리에A 득점왕인 스웨덴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AC밀란)는 선제골을 포함해 시종일관 매서운 움직임을 보였으나 AC밀란의 '전설'에 빛이 가리고 말았다. 이날 경기 후 수천명의 키예프 시민들은 거리로 몰려나와 "셰바(셰프첸코의 애칭)"를 연호했고 거리의 자동차들은 새벽까지 축하 경적을 울려댔다.
한편 D조의 또 다른 경기인 프랑스와 잉글랜드전에서는 잉글랜드의 졸리언 레스콧(맨체스터 시티)과 프랑스의 사미르 나스리(맨체스터 시티)가 한 골씩을 주고받아 1대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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