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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민(29)마저 KIA 타이거즈로 돌아오면서 메이저리그 '문턱'을 찍고 온 '빅3'의 최고 투수 경쟁이 볼 만해졌다.
KIA 구단은 6일 "이날 오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윤석민과 만나 계약금 40억원, 연봉 12억5,000만원 등 4년 총 90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4년 90억원은 최정(SK)의 4년 86억원을 뛰어넘는 국내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최고 대우다. 윤석민은 이날 오후 귀국했다.
앞서 양현종(27·KIA)과 김광현(27·SK)도 지난해 말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했다가 현지의 박한 대우에 마음을 접었다. 윤석민은 계약에 이르지 못한 둘과 달리 지난해 2월 3년 575만달러에 볼티모어에 입단했으나 메이저리그 무대는 밟지 못했다. 지난해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4승8패 평균자책점 5.74로 부진했고 올해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도 초청받지 못해 국내 복귀로 마음을 돌렸다. KIA가 최고액 계약으로 윤석민의 자존심을 세워줬듯 양현종과 김광현도 특급 대우를 받는다. 양현종의 연봉은 지난해보다 1억2,000만원 오른 4억원이며 김광현은 3억3,000만원 인상된 6억원을 받는다.
미국에 머물며 개인 훈련을 해온 윤석민보다는 스프링캠프를 통해 체계적으로 새 시즌을 준비한 양현종과 김광현이 초반 앞서나갈 것으로 보인다. 양현종은 지난해 다승 2위(16승), 탈삼진 3위(165개)로 국내프로야구 토종 에이스로 우뚝 섰다. 평균자책점(4.25)이 다소 높았지만 171과3분의1이닝을 책임졌다. 평균자책점 2위(3.42)를 기록한 김광현은 13승9패로 재기했다. 양현종보다 많은 173과3분의2이닝을 던져 어깨 부상 후유증에서 벗어났음을 확인했다. 미국에 건너가기 직전 윤석민의 성적은 3승6패7세이브 평균자책점 4.00으로 시원찮았다. 어깨 부상과 불규칙한 등판 탓이 컸다. KIA 팬들은 2011년의 윤석민을 기억하고 있다. 당시 그는 17승5패 평균자책점 2.45로 탈삼진을 포함한 투수 3관왕에다 최우수선수(MVP)까지 휩쓸었다. 전매특허인 145㎞짜리 고속 슬라이더가 다시 궤도에 오르면 2011년의 윤석민을 기대할 만하다.
제자리로 돌아온 빅3의 영향으로 KIA와 SK의 선발 마운드 높이는 10개 구단 가운데 첫손을 다툰다. '왼손 에이스' 양현종, 외국인 선수 필립 험버·조시 스틴슨에 '오른손 에이스' 윤석민이 한 축을 담당하고 김진우·김병현 등이 나머지 한 자리를 다투는 경쟁 구도라면 KIA는 4강 다툼에 뛰어들 기반을 확실히 다진 셈이다. 최근 2년간 KIA는 연속 8위에 그쳤다. 윤석민은 "메이저리그에 계속 도전하고 싶었지만 구단의 적극적인 요청에 다시 KIA에서 뛰기로 마음먹었다"며 "힘든 시기에도 잊지 않고 응원해준 KIA 팬들에게 좋은 모습으로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들지 못한 SK도 전력 외로 분류했던 김광현의 잔류와 10승 투수 윤희상의 부상 복귀가 반갑다. 144경기 체제로 확대된 새 시즌, 마운드의 힘을 앞세워 강팀 면모를 되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프로야구 시범경기는 7일 개막하며 정규시즌은 28일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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