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1ㆍ4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을 밑돌면서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중국 성장률 쇼크에 아시아증시와 원자재시장도 요동쳤다.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1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지난해 동기 대비 7.7%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 평균인 8.0%와 전분기 성장률 7.9%를 모두 밑도는 수준이다. 중국 성장률이 지난해 3ㆍ4분기(7.4%)를 바닥으로 점차 회복세를 탈 것이라는 기대감이 무너진 것이다. 1ㆍ4분기 중국 GDP는 11조8,855억위안을 기록했다.
중국 성장률이 예상치를 밑돌며 이날 아시아증시도 충격을 받았다. 이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오전10시(한국시각 오전11시) 성장률이 발표되자 장중 한때 2.91%나 급락했다가 결국 1.14% 하락한 채 마감했다. 또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1.55% 떨어지는 등 대다수 아시아증시가 하락했다.
중국 경제성장 둔화 소식에 원자재 가격도 급락했다. 미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2달러 하락한 88.77달러를 기록하고 있고 아시아시장에서도 90달러 밑으로 떨어지며 연중 최저치를 나타내기도 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구리 가격은 톤당 7,323달러로 지난해 8월 이래 최저치로 급락했다.
1ㆍ4분기 중국 경제성장률 쇼크는 공업생산액 성장이 예상보다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제조업 성장을 나타내는 지표인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 1월 50.4에서 2월 50.1, 3월 50.9로 좀처럼 경기확장 기준치인 50을 넘어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또 공업생산자가격(PPI)도 1, 2월 -1.6%, 3월 -1.9%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점 또한 성장률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다 3월 산업생산이 8.9%에 그쳤고 1ㆍ4분기 고정자산투자도 1, 2월 누적 증가율 21.2%에 못 미치는 20.9%에 머무르며 성장률을 둔화시켰다.
다만 중국 내 전문가들은 이 같은 성장률 충격에도 중국경기가 점진적으로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1ㆍ4분기 무역총액이 13.4% 증가하는 등 수출이 다시 활기를 띠고 지난해 4ㆍ4분기 이후 중국 정부가 대규모 철도ㆍ도로ㆍ공항 등 인프라 시설 투자를 결정하며 경기부양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다 8%라는 실질적 목표치에 성장률이 미달할 경우 중국 새 지도부의 또 다른 경기부양책도 기대된다. 이셴룽 중국사회과학원 금융연구소 연구원은 "외부 수요와 내부 수요가 모두 증가하고 있어 올해 8% 성장은 문제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3월 무역수지의 원인이 홍콩을 이용한 수출 부풀리기로 드러날 경우 예상보다 성장률 회복이 더딜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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