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의 이번 방한은 됐다. 베네딕토 16세 교황 역시 아시아 교회 방문을 적극 검토했지만 지난해 2월 고령과 건강의 이유로 사임하면서 성사되지 못했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이 3월 즉위하면서 올해 8월 아시아 청년대회 기간 중 한국을 방문하는 계획이 급물살을 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젊은 시절 동방 선교에 마음이 끌려 예수회를 지망했고 예수회 창립 멤버이자 '선교의 수호자'로 세계 교회에서 공경받는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를 본받아 일본 선교를 꿈꾸기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수회는 수도원 안에서 기도와 노동에 전념하거나 수도원 밖에서 선교·교육·복지 사업을 하는 수도회의 하나다.
그렇게 지난해 말 교황청과 한국주교회의를 통해 방문 계획이 구체화됐고 교황 방한과 124위 순교자 시복식 준비위원회가 꾸려졌다. 교황 방한 준비위원장은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인 강우일 주교가, 집행위원장은 조규만 서울대교구 보좌주교가 맡았다.
특히 이번 124위의 순교자에 대한 시복식은 한국천주교주교회의에 의해 주도됐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깊다.
지난 1984년에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와 동료 순교자, 103위 성인이 탄생했지만 프랑스 파리외방전교회가 주도해 파리외방전교회의 한국 진출 전에 발생한 박해의 순교자들이 누락됐다는 아쉬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시복식에는 한국 교회 초기 박해인 신유박해(1801년) 순교자들의 행적을 밝혀냄과 동시에 선교사 없이 자발적인 노력으로 교회 공동체를 일궈낸 평신도 신앙 선조들의 열정을 인정받았다는 데 의미를 둘 수 있다.
/이재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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