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러시아 등 개발도상국 중앙은행이 불안정한 달러화의 대체 자산으로서 금 매입을 본격화하면서 지난해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순매입이 20년 만에 처음으로 순매수로 돌아섰다. 특히 중국은 앞으로 금 보유고를 외환보유고의 30% 수준인 1조달러어치로 늘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어 세계 금 시장에 폭풍의 눈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금 시장 전문가들을 인용해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와 초 저금리 정책으로 달러화 가치 하락이 계속되면서 중앙은행들이 달러화 자산 줄이기에 나섰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미국의 금 생산업체인 US골드코의 로버트 맥윈 최고경영자는 “중국이 미국보다 더 많은 금을 보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러시아도 이런 대열에 합류했다”고 말했다. 3조 달러가 넘는 외환보유액을 갖고 있는 중국은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최근 귀금속 등에 투자하는 전문 펀드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 1ㆍ4분기에 8톤의 금을 순 매입했다. 금융회사인 유로 퍼시픽 캐피탈의 마이클 펜토 귀금속 분석가는 “중국은 현재 외환보유액중 1.6%를 금으로 갖고 있지만 향후 1조 달러 이상으로 금 투자액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은 국제 금 시장의 큰 손으로 부상하기 위해 지금보다 많은 금을 매입해야 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러시아 외에 볼리비아, 스리랑카 등의 중앙은행이 금 매입에 나서면서 지난 2010년 세계적으로 중앙은행들의 금 순매입이 87톤에 달하면서 20년 만에 순매도에서 순매입으로 전환됐다. 맥윈 최고경영자는 “올해 개도국 중앙은행이 금 매입을 본격화하면서 금 가격이 온스당 2,00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뉴욕 소재 BOA메릴린치의 원자재 수석 분석가인 프랜시스코 블랑크는 “개도국의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에서의 금 보유 비중을 2~8%까지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소재 퍼머넌트 포트폴리오펀드의 펀드매니저인 마이클 쿠기노는 “미국의 느슨한 통화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금 가격은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달러가치는 미국의 초저금리 정책으로 지난 1년간 유로화 등 주요 6개 통화 바스켓(달러인덱스) 대비 11%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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