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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의 기다림… 꿈을 던진 11분

■ 임창용 메이저리그 데뷔전<br>밀워키와 홈경기 7회 구원등판… ⅔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br>"첫 경기라 긴장, 차차 나아질 것"

임창용(37ㆍ시카고 컵스)이 8일(이하 한국시간) 시카고 리글리필드 마운드에 머문 시간은 11분. 짧은 시간 동안 볼넷도 내주고 안타도 맞았다. 불안한 마음에 투수코치가 올라오기도 했다. 하지만 실점은 없었다. 지난 2002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진출기회를 놓치고 11년을 기다린 뒤 11분간의 데뷔전이었다. 프로 19년차 임창용은 경기 후 "이제 시작"이란 말을 남겼다.

마이너리그에서 22⅓이닝 동안 4점만 허용하고 지난 5일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명단)에 합류한 임창용. 그는 3일 만에 데뷔전에 나섰다. 이날은 밀워키와의 홈경기(3대5 컵스 패)였고 3대4로 뒤진 7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이었다. 임창용의 얼굴은 상기돼 있었다. 1995년부터 국내프로야구에서 13년을 뛰고 또 일본에서 5년을 보낸 베테랑이었지만 메이저리그에서 그는 어디까지나 신인이었다.

임창용은 2002년 메이저리그 진출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입찰액이 기대에 훨씬 못 미친 65만달러에서 멈추자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국내에 잔류했다. 이후 임창용은 두 차례 팔꿈치 수술을 거치면서도 은퇴 대신 다시 공을 잡았고 기어이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올랐다.

초구 직구는 볼. 임창용은 이날 14개의 공을 던졌는데 13개가 직구였다. 최고구속은 93마일(약 150㎞). 자신감이 있어 보였지만 긴장한 모습도 공에 그대로 묻어 나왔다. 첫 타자 숀 할턴을 맞아 3볼2스트라이크에서 던진 8구는 힘이 많이 들어간 탓에 바깥쪽으로 크게 빠져 볼넷이 됐고 다음 타자 아오키 노리치카(일본)에게도 3볼1스트라이크로 몰리더니 5구에 좌전안타를 맞았다. 1사 1ㆍ2루가 되자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와 시간을 끌어주기도 했다. 다음 상대는 2번 타자 진 세구라. 이번에도 임창용은 직구(약 142㎞)를 꺼내 들었고 세구라가 때린 공은 다행히 유격수 병살타로 마무리됐다.



⅔이닝 무실점. 초반 불안감을 씻은 깔끔한 데뷔전이었다. 임창용은 "1점차였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긴장했다. 선두타자에게 볼넷을 내준 게 아쉬웠다"며 "첫 경기를 치렀으니 다음 경기부턴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추신수(31ㆍ신시내티 레즈)는 LA 다저스전에서 4타수 2안타 1득점으로 팀의 4대3 승리를 도왔다. 허리통증으로 한 차례 등판을 거른 류현진(26ㆍ다저스)은 12일 애리조나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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