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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을 흔히 '불확실성의 시대'라고 말한다. 이 말은 미국 경제학자인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가 처음 썼다. 1977년 그는 기존 경제 이론으로는 더 이상 설명하거나 예측하기 힘든 시대가 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극심한 석유 파동으로 세계 경제가 예측하기 어려운 불안감이 커지면서 그의 주장이 주목받았다. 즉 과거에는 마르크스의 역사 유물론, 케인스 이론과 같이 시대를 대표하는 경제이론이 존재했지만 지금은 모두 힘을 잃고 말았다. 현대는 사회를 주도하는 대표적 경제철학이 없는 복잡하고 설명하기 어려운 시대다. 이런 흐름은 비단 경제 분야에 국한하지 않고 사회 전반에 걸쳐 확장됐다.
투자시장만 놓고 봐도 그렇다. 과거 투자시장은 국내 경제나 해당 기업의 상황, 투자자의 수급 분석만으로도 충분했다. 지금은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글로벌 주요 국가의 경제와 외국인 동향, 환율 등 따져 봐야 할 것들이 무척 많다. 따라서 투자시장을 예측하는 행위 자체가 이미 무모해질 정도로 '불확실성의 시대'가 된 지 오래다. 이런 시대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우리 투자 문화는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 같다. 시장의 유행을 뒤늦게 쫓아 이 펀드에서 저 펀드로 투자자를 끊임없이 유혹하고 있다.
갤브레이스는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기 위한 결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기존 제도에 얽매이지 말고 문제를 하나하나 창의적으로 풀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투자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시장의 불확실성을 인정하는 창의적인 투자전략이 요구된다.
첫째 하모니(harmony) 투자전략이다. 구성원들의 조화를 중시하는 필자의 경영철학인 하모니 경영에서 따온 이름이다. 조화가 없다면 건물은 자재 더미를 얹어 놓은 거대한 괴물일 뿐이다. 투자 역시 마찬가지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은 시대에 어느 한 가지에 치우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이보다는 여러 가지를 조화롭게 구성하는 투자전략이 필수적이다. 주식·채권·부동산과 같은 자산군뿐만 아니라 투자지역·투자시점·투자목적 등을 조화롭게 배분해야 한다. 펀드는 여러 종목으로 분산 투자한 포트폴리오라는 점에서 하모니 투자전략의 대표적인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마라톤 투자전략이다.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는 인내심을 가지고 끝까지 버티는 전략이 필요하다. 단거리 달리기가 아닌 마라톤을 뛰듯 멀리 내다보는 것이 성공 확률을 높이는 방법이다. 유럽의 전설적인 투자자인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투자와 관련한 재미있는 수학공식을 제시한 바 있다. 즉 '2×2=5-1'이다. '빼기 1'이 나타날 때까지 버틸 수 있는 충분한 인내가 있어야만 투자에서 성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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