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회장 일가의 역외탈세 비리혐의를 수사하고 있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최재경 검사장)는 이르면 다음주 초 선 회장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선 회장이 아들 현석(36)씨 명의로 지난 2008년 미국 비벌리힐스의 고급 주택(시가 미화 200만달러ㆍ한화 약 22억원)을 구입한 혐의(재산 해외도피)를 포착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9일 알려졌다. 검찰은 현석씨의 소환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이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주택 구입자금 출처다. 수십억원에 달하는 돈이 선 회장을 통해 현석씨에게 전해졌다면 횡령한 재산의 해외도피뿐만 아니라 재산을 불법으로 증여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 부동산을 제외하고도 선 회장 일가가 횡령한 회사 돈을 조세피난처를 비롯한 해외로 빼돌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하이마트 본사와 계열사, 자녀들이 지분을 소유한 관계사를 압수수색한 검찰은 선 회장이 유럽의 조세피난처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에 1,000억원 이상의 회사 돈과 개인자금을 투자금 등 명목으로 빼돌린 뒤 이 중 일부를 자녀들에게 변칙으로 넘겼다고 보고 있다. 한편 검찰은 유경선(57) 유진그룹 회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2007년 성사된 하이마트 주식 인수 과정에 대해 조사했다. 당시 유진그룹이 외국계 사모펀드로부터 하이마트를 구입한 시기와 선 회장이 회사 돈을 횡령한 시기가 겹쳐 검찰은 유 회장이 이면계약서를 작성하는 등 선 회장의 횡령 범행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했는지를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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