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 마감이 한달 여 남은 시점에 금융당국에서 이런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자체가 황당하기 그지없다. "우리은행을 주인 없는 은행으로 만들 생각이 없다"는 신제윤 금융위원장의 발언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우리은행을 특정 산업자본이나 주인 없는 금융그룹에 넘기려는 불순한 의도가 깔려 있거나 당국이 속으로는 대형 은행의 우리은행 인수→메가뱅크 육성 정책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만 키울 뿐이다.
우리은행 민영화는 주인을 찾아주는 민영화여야 마땅하다. 금융위가 경영권 확보에 필요한 30% 지분 매각에 나선 것도 오너가 있는 은행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서 아닌가. '금융의 삼성전자·현대자동차'가 못 나오는 것도 정치권과 금융당국이 은행 지분을 10% 미만으로 잘게 쪼개 무주공산으로 만들어놓고 금융지주 회장 등의 자리에 낙하산을 내려보내는가 하면 촘촘한 규제로 손발을 묶은 탓이 크다. KB금융에서 벌어졌던 지주 회장과 은행장 간 막장 드라마도 그 부산물이다. 우리금융 민영화는 주인 없는 우물 안 한국 금융에 책임경영을 뿌리내릴 주인을 찾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오너 있는 은행 출현 기피증은 관치금융에 대한 집착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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