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거나 얻을 수 없을 때 고뇌와 갈등은 시작된다. 단순하다. 하지만 협상의 방법을 제대로 안다면 누구나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진실이다. 저자는 진정한 협상을 "상대의 감정이 어떤지 헤아리고 기분을 맞춰가면서 호의적인 분위기를 조성한 뒤 점진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하며 이를 통해 원하는 것들을 얻어내라고 조언한다. 이 책은 미국의 명문 경영대학원인 와튼스쿨에서 지난 13년간 가장 인기 있는 과목으로 꼽힌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교수의 '협상'강좌를 기반으로 집필됐다. 독특한 수강신청 시스템을 운영하는 와튼스쿨의 '온라인 수업경매'에서 보통 과목들이 100~500포인트 베팅으로 들을 수 있는데 반해 이 강좌는 1만 포인트 이상 걸어야 할 정도로 인기 있고 값비싼 강의로 통한다. 저자는 협상이 사람 사이에서 이뤄지는 상호작용임을 대전제로 깔고 있다. 그래서 그의 강의에는 '인간적인 소통'이 강조된다.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감정적 지불(Emotional Payment)'이 요구되기도 한다. 상대방의 감정을 다독여 이성적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것. 협상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당장 눈 앞에 놓인 이익에 급급해서는 안 된다. 저자는 특히 보이지 않는 가치에 대해 강조한다. 상대방의 머릿속 그림을 폭넓게 보고 여기에 창의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표면적인 이익이 있지만 이면에 드러나지 않는 숨겨진 진짜 목표를 찾아내야 한다. 이처럼 진정한 무형의 가치를 발견하려면 상대방의 감정적이고 비합리적인 니즈까지 파악해야 한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여행광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면 여행을 소재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면 이롭다. 유능한 신입사원에게 고소공포증이 있다면 1층에 있는 사무실을 내주고 그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하는 식이다. 또한 상대에 관한 정보를 알게 되면 협상 외적인 요소를 끌어들여 파이를 키울 수 있고 결국에는 원하는 목표에 도달할 수도 있다. 일례로 다이아몬드 교수의 강의를 들은 과일음료 판매업체 선디아(Sundia)의 CEO 브래드 오버웨이저는 수박재배업체를 찾아가 "수박에 선디아 스티커를 붙여주기만 하면 구매계약을 하겠다"고 제안했다. 재베업체들은 아무런 비용도 들지 않는 제안이니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런데 그 계약의 '성과'는 과일에 붙은 스티커를 통해 브랜드를 인식한 유통업체를 통해 나타났다. 2년 뒤 오버웨이저는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본격적인 영업에 나섰고 단기간에 선디아의 시장 점유율은 32%까지 치솟았다. 저자는 "많은 비즈니스 협상에서 돈이 가장 중요한 사안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라"고 강조한다. 물론 양측이 수용할 만한 합리적인 수준에서 돈 문제가 결정되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최종적으로 협상을 성공시키려면 돈보다 훨씬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협상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지 않은 대상들을 연결시켜 '교환범위'를 더 넓히는 것 또한 전략이라는 주장이다. 책은 통념을 깨는 협상의 원칙과 함께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가격 흥정, 자녀교육, 사회적 문제 해결 등의 협상전략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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