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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 세계 종교계의 모범인 나라


'종교'라는 것이 있다. 국립국어원이 발행하는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신이나 초자연적인 절대자 또는 힘에 대한 믿음을 통해 인간 생활의 고뇌를 해결하고 삶의 궁극적인 의미를 추구하는 문화체계'라고 정의돼 있다.

한국 역사상 최초의 종교 대상은 단군신화에 나오는 환인이지 않나 싶다. 단군의 할아버지로 설명되는 '환인(桓因)'은 아마 우리의 '하늘'을 한자어로 옮긴 말이었을 것이다. 대개는 단군을 한국인의 시조로 생각하지만 오히려 단군의 아버지(환웅)의 아버지인 환인을 시작으로 봐야 한다.

다만 이러한 사고방식이 이스라엘 등의 사례와 같이 국가종교로 되지는 않았다. 너무 오래전의 일이고 또 한민족의 이동과 분열ㆍ통합 과정에서 다른 종교들이 자리를 차지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도 관념은 남아 있다. 유교(유학)에서의 '천(天)'이나 기독교의 '하느님'을 우리 감정에 쉽게 받아들이는 이유다. 불교는 개념적으로 차이가 있지만 일찍부터 동북아에 자리를 잡으면서 종교화에 성공한 사례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어떤 특정한 종교나 관념이 독주하지 않는 포용적인 사회가 됐다. 일본 신도나 유대교·힌두교 등 사실상 개별국가의 민족종교가 아닌 일반적인 세계종교는 대부분 한국에서 활성화돼 있다. 기독교(천주교·개신교·정교)나 이슬람교·불교 등이 그렇다. 역사상 종교전쟁이라는 개념이 없었던 나라가 한국이다.

10년마다 진행되는 통계청의 공식집계에 따르면 지난 2005년 기준 신자 수는 불교 1,073만명, 개신교 861만명, 천주교 515만명, 유교 10만명이다. 이외 이슬람교는 4만명으로 추산된다. 종교를 가지고 있다는 국민의 비율은 53%이고 47%는 없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4박5일의 일정을 마치고 돌아갔다. 일부에서는 아시아 국가 중에서 교황의 첫 방문지로 의미를 부여한다. 아시아 국가 중 한국의 천주교 비중이 가장 크다. 빠른 속도로 교세도 성장한다. 한국민의 열렬한 환영에 교황의 기분도 좋았을 것이다.

결론은 우리다. 교황이 한국과 한국인을 위해서 많을 것을 해줄 것으로 기대할 필요는 없다. 그것은 가능하지 않다. 한국의 문제는 한국인들이 풀어야 하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리더십을 보고 배우는 것도 우리고,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도 우리다. 한국은 이미 다양한 종교와 문화를 일궈왔다. 수입품과 국산을 잘 안배했고 성공했다. 종교는 물론이고 모든 사상과 이념·문화가 차별 없이 자유롭게 믿어지고 연구되는 사회, 세계에 모범이 되는 나라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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