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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광역급행버스 기다리다 하세월

운행횟수 제멋대로 줄여… 빠른 발 노릇 하기는 커녕 지각하기 일쑤

한국일보 자료사진

경기도 일산 중산마을에 사는 직장인 유병훈(32ㆍ가명)씨는 이달 들어 서울 여의도에 있는 회사까지의 출근길이 부쩍 힘들어졌다. 유씨가 이용하는 광역급행버스(M버스) M7613번의 배차간격이 지난해 20분 안팎에서 15일부터 1시간20분으로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중산마을에서 오전7시20분에 출발하는 M버스를 놓치면 다음 차는 8시40분에 오기 때문에 다른 간선버스나 지하철을 타야 하는데 이 경우 통근시간이 30분 이상 더 걸리고 몸도 지친다. 유씨는 "정부가 나서 편리한 교통수단이라며 홍보할 땐 언제고 느닷없이 배차간격을 바꾸는 통에 버스 시간 맞추기가 너무 힘들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수도권에서 서울로 출근하는 시민의 빠른 발 노릇을 하기 위해 도입된 M버스 일부 노선이 제멋대로 운행횟수를 줄이면서 이용객에게 많은 불편을 주고 있다. 적자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운수회사와 이를 알면서도 뾰족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는 정부 때문에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 이 떠안고 있다.

17일 정부와 운수업계 등에 따르면 일산 중산마을과 서울 여의도를 오가는 M7613번 버스는 3월25일과 4월1일, 4월15일 한 달 새 세 차례에 걸쳐 출근 시간대(오전5~10시) 운행횟수를 10회→7회→6회로 줄였다.

평소 20분마다 오던 버스의 운행횟수가 급격히 줄자 M7613 이용객이 특정 시간대에 몰리면서 제때 정류장에 도착하더라도 정원 초과로 버스에 못 오르는 사람이 수시로 생기는 형편이다.

이 버스를 운행하는 대원고속이 적자를 이유로 정부 인가(10대)를 지키지 않은 채 2~3대만 운행하면서 빚어진 일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이용객이 적어 버스 한 대에 하루 35만원의 적자가 발생한다"며 "도저히 감당이 안 돼 지난해부터 폐선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법 위반을 무릅쓰고 운행횟수를 줄였다"고 말했다.

이 회사를 관할하는 경기도 광주시청은 임의대로 운행조건을 변경한 데 대한 책임을 물어 3월25일부터 매일 100만원의 과태료를 물리고 있지만 회사 측은 적자폭보다 과태료를 내는 게 더 싸다는 입장이다.



M버스가 적자를 이유로 계획대로 운행하지 않다 과징금을 낸 경우는 앞서 M5115ㆍM5414 등 다른 노선에서도 종종 발생해왔다. 운수업계에 따르면 M버스 전체 노선에서 하루 대당 20만원의 적자가 발생할 정도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 같은 사실을 알면서도 마땅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운행노선별 경영 상태를 분석하고 결과에 따라 요금 조정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며 "다만 서민 경제에 주는 부담을 고려해 무작정 요금을 올리지도 못하는 처지"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M버스 적자노선에 대한 뚜렷한 대책도 내놓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국정과제 실천계획 중 하나로 M버스 노선을 9월까지 18개에서 21개로 확대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실효성 있는 대책부터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운수업계 관계자는 "이 상태가 지속되면 더 이상 M버스를 운영하기 힘들어질 것"이라며 "요금 인상이나 정부 지원 등 개선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2009년 도입된 광역급행버스(M버스)는 전원 좌석제로 수도권에서 서울까지 4~6개 정류소에만 정차하기 때문에 일반 버스에 비해 운행시간이 대폭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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