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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안팎으로 사퇴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추가경정예산(추경) 국회 처리를 책임지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이면서 추경 정국을 통해 활로를 찾으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친박(친박근혜)계의 사퇴 압박에도 불구, 거취 문제를 유보하면서 장고에 들어간 유 원내대표는 본인의 거취 결단 시기를 추경 처리 이후로 다소간 유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당초 당내에서는 국회법 개정안 재의 처리가 예정된 6일 본회의 이후를 자진사퇴 시점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이를 일단 이르면 이달 20일 무렵쯤으로 예상되는 추경 처리 시점까지 연기하겠다는 것이다.
유 원내대표는 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추경 보고 내용을 설명한 뒤 “전반적으로 추경 세출 내역에 큰 문제가 없다고 본다. (정부 추경 계획안에 대해) 이견이 없었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거취 문제 등 질문에는 답변을 대부분 유보하면서도 추경에 대해서는 의견을 분명히 표했다. 이를 두고 유 원내대표 측에서는 ‘추경의 국회 처리를 책임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유 원내대표가 7월 임시국회를 열어 추경을 정부안대로 원만히 처리하고, 그 이후에도 사퇴를 거부할 경우 청와대와 친박계의 사퇴 압박 명분이 상당히 약해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거취 문제를 두고 장고 중인 유 원내대표가 끝내 ‘사퇴 거부’를 결정할 경우 이를 활로로 삼을 수 있다는 얘기다.
논란의 시발점이 된 국회법 개정안의 재의 표결에 불참해 ‘자동폐기’하고 추경까지 원활하게 처리해 준다면 사퇴 명분이 됐던 ‘당·청 협력 문제’도 더 꺼낼 명분이 부족해질 수 있다. 원내대표를 주저앉힐 강제 수단이 없는데다 머릿수에서도 밀리는 친박계가 ‘명분’까지 잃으면 더욱 난처한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는 이 같은 기류를 고려한 듯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서청원 최고위원과 함께 불참한 이정현 최고위원은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분명한 입장을 이미 밝혔고 그 생각엔 변함이 없다”며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 원내대표 사퇴 밖에 없다”고 말했다. 친박계 중진 의원은 “유 원내대표가 추경을 빌미로 곤경에서 벗어나려 시도할 수 있다”며 “하지만 그 전인 본회의(6일)까지 거취 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청와대 불신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거취 표명 시점이 여전히 6일 본회의까지라는 의미다. 이 시기까지 거취 결단이 내려지지 않으면 박근혜 대통령이 한 차례 더 ‘불신임’ 입장을 표명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반면 비박·친이계인 이재오 의원이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사퇴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등 비박계의 지원도 커지고 있어 유 원내대표의 ‘버티기’가 힘을 얻을 것이란 관측도 많다. 정부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추경 처리 과정에서 원내사령탑이 물러나면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한 몫 하고 있다. 유 원내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원내대표 없이 추경 논의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추경이 제대로 되려면 유 원내대표가 정상적으로 협상에 나설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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