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신환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연극배우에서 정치인으로 옷을 바꿔 입은 후 '예술인 복지법'을 발의하게 된 이유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인 오 의원은 27일 "저도 연극을 하면서 임금을 받지 못했던 적이 있었다"며 "현행 법이 시행된 지 5년째이지만 현장에서는 임금 미지급, 무계약 사업 진행 등 불합리한 관행이 여전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오 의원은 정치에 입문하기 전까지 연극배우로 활동했다. 연극에 대한 그의 열정은 기존에 다니던 대학을 그만두고 한예종에 입학할 정도였다. 이후 '꼭두각시놀음' '박기홍 이야기' '진흙' 등 다수 작품에 출연했다. 그 과정에서 출연료도 못 받고 어렵게 연기에 대한 꿈을 키워나가는 사람들의 고충을 직접 느낄 수 있었다.
현실의 고충을 직접 느낀 만큼 법안도 구체적이다. 오 의원은 "기존 법이 예술인들에게 복지를 제공하는 시혜적 차원에서 접근하다 보니 예술활동을 증명해야 하는 절차 등이 예술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적합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법안은 △예술활동증명제 대신 예술인등록제도 도입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는 기관 단체 개인이 예술인과 계약을 체결할 때 계약서 표준양식을 사용하도록 의무화하는 것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연극배우' 출신이라는 이름표 외에도 오 의원은 27년 만에 야당 텃밭에서 당선된 것으로 유명하다. 서울 관악을은 지난 1988년 이해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당선된 후 여권에서 당선자를 배출한 적이 없는 지역이었다. 오 의원은 "남은 임기 동안 사법시험 존치법과 예술인 복지법 등 의정활동을 하면서 지역발전을 위해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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