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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감산 불발 …'석유 카르텔' 붕괴하나

일부 회원국 생산쿼터에 반발… 국제유가 급락

전 세계가 사용하는 원유의 40%를 공급하면서 국제유가를 사실상 결정해온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새로운 석유질서(new oil order)를 선택했다. OPEC은 지난 2004년과 2006년 그리고 글로벌 금융위기 등 유가 하락 때마다 감산으로 가격결정권자(price-maker) 역할을 해왔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가격수용자(price-taker)로서 수요와 공급이라는 시장질서에 따라 결정되는 유가를 수용하고 구조조정을 통한 가격안정을 기다리는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27일(현지시간) OPEC 12개국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석유장관회의에서 일일 3,000만배럴인 현재 생산 쿼터를 유지하기로 했다. 일부 회원국들의 감산 요구가 있었지만 낮은 유가를 당분간 유지해 생산원가가 높은 미국의 셰일오일에 타격을 주고 국제원유시장에서 점유율을 유지하려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장에 대부분의 회원국이 힘을 실어줬다.

AP통신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사우디가 단기적으로 배럴당 60달러선까지 유가 하락을 용인하면 셰일오일 공급이 줄어 향후 수년간 80달러선에서 가격이 유지될 것이라는 계산에서 이 같은 결정을 주도했다고 분석했다.



OPEC이 감산하지 않기로 결정함에 따라 최근 며칠간 관망세를 보였던 국제유가는 다시 급락했다. 이날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1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전날보다 5.17달러(6.6%) 내린 72.5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추수감사절 연휴로 뉴욕상업거래소(NYMEX)는 문을 닫았지만 전자거래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4.64달러(6.3%) 떨어진 69.05달러를 기록해 4년 만에 처음으로 60달러대로 주저앉았다. 알리 살레 알오마이르 쿠웨이트 석유장관은 이날 "배럴당 100달러든, 80달러든, 60달러든 어떤 시장가격도 받아들일 것"이라며 "65∼70달러가 바닥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감산 무산으로 1960년 이후 50여년 동안 유지돼온 OPEC의 석유 카르텔이 붕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유가 하락으로 재정위기에 빠진 베네수엘라 등 일부 국가들이 생산 쿼터를 지키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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