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중국시장 점유율 2위, 미국시장 6위로 올라서는 등 주요국에서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아반떼와 쏘나타·싼타페 등 중소형 및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판매호조가 점유율 확대의 발판이 됐다.
1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해 1~4월 중국 승용차시장에서 전년보다 10.1% 늘어난 58만2,890대를 판매해 GM을 제치고 2위를 기록했다. 양사의 현지 합작사인 베이징현대와 둥펑위에다(東風悅達)기아는 이 기간 동안 각각 37만5,277대, 20만7,613대를 팔았다. 시장점유율도 10.6%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판매 순위에서 현대·기아차에 밀린 GM은 전년보다 7.9%를 늘어난 57만6,134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현대·기아차가 중국에서 GM을 제친 것은 베이징 2공장 준공 효과가 있었던 지난 2009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현대·기아차 측은 "베이징현대의 '베르나(엑센트)' '위에둥(悅動·아반떼 HD)' '랑둥(朗動·아반떼 MD)', 둥펑위에다기아의 'K2' 'K3' 등이 연간 10만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중소형차 시장의 점유율 확대를 이끌고 있다"며 "여기에 성장세가 빠른 현지 SUV시장에서 '싼타페' '투싼ix' '스포티지R' 등의 인기상승도 점유율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4월 미국에서도 역대 최대의 판매 실적을 기록하며 6개월 만에 닛산을 제치고 6위로 올라섰다. 역시 준중형과 SUV 모델의 인기가 최대 공신이었다. 현대·기아차는 미국시장에서 현재 8.6%의 시장점유율을 기록 중이며 계속된 신차 출시를 통해 이를 더욱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데이브 주코브스키 현대차 미국법인 대표는 "앞으로 3년간 12종의 신차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양사는 차츰 경기가 회복되는 유럽에서는 다소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1·4분기 유럽연합(EU)의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8.1% 성장했지만 현대·기아차는 2.8% 늘어나는 데 그쳤다. 폭스바겐과 푸조·시트로엥 등 현지 브랜드의 아성을 넘기에는 아직 역부족인 상황이다. 또 엔저를 업은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가격공세도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이를 넘어서기 위해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신형 제네시스'를 출시해 고급 세단의 이미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영국의 테이트모던미술관을 장기 후원하기로 한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중국에서도 인기몰이를 이어가기 위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베이징현대와 둥펑위에다기아는 배우 김수현과 이민호를 광고모델로 내세워 판매량 증대를 꾀하고 있으며 스포츠마케팅 등을 통해 중국 20·30대 소비자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윤택호 기아차 중국완성차판매본부장은 "중국의 자동차 소비자들은 다른 나라에 비해 젊은 편이기 때문에 스포츠 마케팅이 매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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