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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채류의 품질을 높이고 신선하게 유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면 중국시장에 역으로 수출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제는 중국 부유층을 겨냥할 때 입니다."
충남 부여군 거전리 약초 수확현장에서 만난 김은환(57)씨. 1994년 서울 생활을 마무리하고 귀농한 뒤 농사꾼이 된 김씨는 "신기술 및 신제품 등을 적극 개발할 경우 국내외 임산물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명했다.
김은환씨는 "중국에서 수입되는 산채류 대부분이 말린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신선한 산채를 선호하기 때문에 국내 산채류는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산에서 나온 산채류가 하우스 및 노지 재배 산채류 보다 향이나 성분 면에서 훨씬 좋다"면서 "몇 년전 만해도 판로 개척을 위해 기업체 방문판매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야 했는데 이제는 수확 즉시 모두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ㆍ중 자유무역협정(FTA)을 오히려 기회라고 판단했다.
김 씨는 "지금까지는 원추리 새순은 나물로 판매하고 뿌리는 야생화로 공급해왔다"며 "중국인들이 식단에 꽃을 많이 활용하고 있는데 앞으로 6~7월중 원추리꽃을 따 이를 중국에 수출하는 계획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흔 살에 정부투자기관을 그만 두고 고향으로 내려온 김 씨.
밤과 표고로 임업인으로서의 첫 발을 내디뎠고 1995년에는 야생 원추리와 인동초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1998년에는 원추리 작목회를 만들어 공동출하, 공동정산 방식을 도입했고 부여군 특화산품으로 인동초 차를 개발하기도 했다.
87개 농가가 참여하고 있는 '백제 인동마을 산약초 공동체'도 이끌고 있다.
김 씨는 "20여 년 가까이 논과 밭, 산에서 땀 흘리다 보니 결실이 하나 둘 나오고 있습니다. 이웃 주민과 함께 어려움을 극복해 가는 점도 가슴 뿌듯합니다."
그는 "농산물은 지자체가 시험장을 만들어 농민을 지원하고 있는 반면 임산물 시험장은 전국에 한두 군데 정도에 불과하다"면서 "지역별 특성에 맞는 임산물 재배가 이뤄질 수 있도록 기술지도와 함께 임산물 시험장 설치도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은환 씨는 지난 2003년 신지식임업인으로 선정된 데 이어 대통령표창을 수상했고 충남도로부터 농어촌발전대상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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