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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용자금·기대 수익률 고려 상품 선택해야 리스크 줄여 대출은 보조 용도로 삼아야
5억 이상 동원할 수 있으면 점포겸용 택지 분양 유망… 20억이상 자산가는 중소빌딩
경기도 남양주에 사는 진 모(65)씨는 길을 지나다가 상가 분양을 하는 곳이 있으면 지나치지 않는다. 여윳돈이 있어 부동산 투자를 생각하고 있는데 아파트나 오피스텔보다는 손이 덜가는 상가가 적합하다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주택시장과는 달리 상가시장이 여전히 침체라는 소식을 접할 때마다 투자가 망설여진 진 씨는 선임대나 임대수익보장 등 각종 혜택을 제공하는 상가를 중심으로 직접 발품을 팔러 나섰다.
진 씨는 "침체라고는 하지만 괜찮은 점포를 얻게 되면 안정적이라는 생각에 상가투자를 계속 염두에 두고 있다"며 "주위에 상가에 대한 관심은 많지만 어떤 점포가 좋은지를 판단하기 힘들어 망설이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지난 6월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13 한국부자보고서'는 부동산 투자의 변화된 트렌드를 여실히 보여줬다. 보고서는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지만 여전히 국내 자산가들은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크고 이전처럼 '대박'을 노리기 보다는 안정적인 수익을 바라는 경향이 컸다고 밝혔다. 수익률이 좋을 투자대상으로 부동산(32.5%)을 꼽았고 이는 주식(12.9%)의 두 배 이상이었다.
특히 투자용 부동산 보유자 가운데 62.4%가 상가에 투자를 하고 있으며 아파트와 오피스텔은 39%에 그치는 등 상가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인들도 마찬가지다. 고액 자산가들과 마찬가지로 상가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아파트나 주택, 오피스텔보다 정보를 획득하고 결정하는 일이 쉽지 않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전반적으로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상가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높다"며 "자산규모나 수익률 등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적절한 상가를 고르는 것이 투자의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
8·28대책에서 상가 관련 지원책은 제외되면서 상대적으로 상가 거래 활성화는 주택시장에 비해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다. 그러나 상가 분양업체들이 임대수익보장이나 중도금 무이자 등 자체적으로 지원혜택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자구책을 마련함으로써 투자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물론 다양한 혜택만을 보고 투자 대상을 선택하는 것은 위험하다. 오히려 자신의 자금력과 예상수익률 등을 우선 고려하고 그에 맞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상가 투자와 관련한 리스크를 확실하게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은행 금리가 낮기는 하지만 많은 대출을 받아서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은 여전히 리스크가 따른다"며 "가용할 수 있는 자금을 바탕으로 투자처를 정하고 대출은 보조 용도로 사용한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20억원 이상 고액자산가들 중소상가빌딩 선호=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상가 투자처는 서울이나 지방 광역시의 근린상가건물이다.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가격은 입지와 건물 상태, 공실률 등에 따라 달라진다. 5층 안팎의 중소형빌딩일 경우 10억원 대부터 50억~60억원 이상도 있다.
신규 상가 빌딩을 구하기보다 기존 노후 빌딩을 사서 리모델링하는 것이 경제적이며 수익률에서도 좋다. 리모델링 비용은 건물 매입가격의 10~15%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실제로 마포구 마포동의 한 중소형 빌딩은 4억원 가량을 들여 리모델링을 한 후 공실률은 10% 이하로, 임대료는 기존보다 20% 이상 올려 받을 수 있었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상가 투자 목적이 임대수익 중심으로 바뀌면서 중소형 빌딩의 인기가 높아졌다"며 "인기가 높은 만큼 적정가격과 수익률을 만족하는 매물을 찾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5억 이상은 점포겸용 택지 분양 관심 둘 만=5억원 이상 자금을 동원할 수 있으면 신도시 등 택지지구 내 점포겸용 단독택지에 투자하는 것도 좋다. 약 300㎡ 내의 택지를 분양 받아 3층짜리 상가주택을 지을 경우 5억원 안팎의 땅값에 공사비는 3억~4억원 정도 든다. 특히 상가주택은 은퇴를 했거나 앞둔 투자자에게는 거주와 임대수익 모두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하지만 단점도 분명하다. 상가주택은 아파트보다 환금성이 떨어진다. 따라서 가까운 곳에 아파트나 사무실 등 배후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곳이 좋다. 아울러 도로 접근성이나 점포 종류가 겹치지는 않는 지 등을 잘 감안해서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도권 인기 택지지구의 경우 1층 상가와 2층 주택을 임대하면 매달 400만원 안팎의 임대료를 받을 정도는 된다"며 "택지지구에 따라 임대료 수준 등이 다르고 개발이 진행되는 단계가 많기 때문에 당장 수익을 올리기 힘든 점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5억원 이하, 아파트 단지 내 상가 추천= 5억원 이하의 자금으로 상가 투자처를 찾는 이들에게는 아파트 단지 내 상가가 가장 적합하다. 특히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는 공공아파트 상가는 배후수요가 풍부하고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상가 투자처다. LH 단지 내 상가 공급가격은 지역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1억~2억원 중반대다. 하지만 입찰을 진행하게 되면 2억~3억원 이상 가격이 치솟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지난 8월 진행된 인천서창2, 대전노은3, 논산내동2 아파트 단지내 상가 분양에서 공급된 36개 점포가 모두 낙찰됐으며 평균 낙찰가율은 158.24%까지 치솟았다.
분양 성적이 좋은 민간 아파트 상가도 투자가치가 있다. 그러나 민간 아파트 단지 내 상가는 분양가가 만만치 않다는 점이 부담이다. 최근에는 아파트 단지 내 상가가 건물 내부에 들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 노출되는 스트리트 형도 늘고 있는 추세다. 외부의 유동인구까지 상권에 끌어들일 수 있어 선호도가 높다.
위례신도시 아이파크 애비뉴와 서울 마포구 메세나폴리스, 서울 중랑구 이노시티, 판교신도시 아브뉴프랑 등이 현재 분양 중인 대표적인 스트리트형 상가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아브뉴프랑의 경우 유명 의류브랜드 등이 입점해 상권을 형성할 것"이라며 "공실 우려가 적은데다 중심 상권으로 떠오를 수 있는 만큼 인기도 많다"고 말했다.
발품 팔아 임대료·유동인구·수요 확인을 박성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