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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기술 진보가 가져올 인간의 소외

■불완전한 미래(데이비드 D.프리드먼 지음, 최선영 옮김, 생각의 나무 펴냄)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빛의 속도로 발전하는 하고 있는 과학기술의 패러다임 앞에서 소외감과 무기력증을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를 테면 ▦IT의 발달에 따른 개인정보 및 지적재산권 문제 ▦컴퓨터 해킹 ▦전자화폐 통용에 따른 세금징수 문제 ▦유전공학ㆍ복제인간 등은 누구도 경험한 적이 없는 생경한 문제들이다.

이 책은 이 같은 기술이 만들어낼 20~30년 후 미래상과 그에 따른 현실에 대처하는 방안에 대한 통찰을 담은 사회과학적 미래 예측서이다. 물리학 박사이면서 경제학자이자 법학교수인 데이비드 D. 프리드먼은 그러한 다학문적 배경 덕분에 기술 변화와 그에 따른 사회적 영향을 경제학적 해석, 법적 문제 등 다양한 시각으로 고찰해내고 그 대안을 제시한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02년 국가과학기술위원회는 21세기 성장 원동력이 될 6대 미래유망 신기술 분야를 발표한 바 있다. 이른바 '6T'라 불리는 정보기술(IT)․생명공학기술(BT)․나노 기술(NT)․우주항공기술(ST)․환경기술(ET)․문화기술(CT) 분야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이었다.

이처럼 과거에 예측했던 미래 기술은 이미 우리의 현실이 되었다. 그리고 현재 우리가 예측하는 미래 기술은 20~30년 후의 현실 속에 깊숙이 침투해 있을 것이다. 문제는, 이렇듯 급격한 기술 변혁으로 인해 우리의 미래가 너무나 불확실하고, 불안하다는 데에 있다. 이것이 이 책의 출발점이다.

이 책에서 다루는 미래 기술들은 분명 인간의 삶을 더 풍족하고, 편리하게 해주고 다양한 분야에 유익하게 활용될 수 있는 것들이다.



하지만 이들 기술이 인류를 파멸로 내몰 가능성은 없을까? 기술의 진보는 우리의 삶을 새롭게 바꿔놓을 뿐만 아니라 많은 문제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범죄는 훨씬 더 지능화될 것이고, 부모가 아이를 선택해 낳을 수 있을 것이고, 마우스 클릭 한 번으로 엄청난 양의 돈을 빼돌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기술의 발전을 가로막을 것인가.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하는 고민이 저자가 이 책을 쓰기 시작한 출발점이다.

프리드먼은 현대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각각의 미래 기술을 살펴보고 우리의 삶과 제도에 어떤 변화와 문제가 발생할지, 그리고 그에 적응하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등을 조목조목 짚어낸다. 일례로 저자는 공개키 암호화 기술이 가져올 미래상, 감시기술 보편화로 인한 투명사회의 가능성 등을 살펴봄으로써 공개키 암호화 기술에도 부정적인 면이 있지만 이를 금지하는 대신 기술적 발전을 통해 극복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프리드먼은 신용카드의 편리함과 현금의 익명성이라는 장점이 결합된 전자화폐가 10년 안에 유통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하고, 해킹이라는 범죄를 예방하려면 해킹을 범죄로 규정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황당하기는 하지만 그렇게 되면 해킹이 활발해질 것이고, 그에 따라 해킹을 차단하는 강력한 소프트웨어가 자연스럽게 개발되어 문제가 해결된다는 논리다. 그는 이러한 범죄를 통제하는 방법으로 형법의 폐지와 민법을 통한 형사고발을 제안하기도 한다.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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