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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축복 가득했던 미사 현장

환한 미소 카퍼레이드에 5만 신도 "비바 파파"

8번이나 멈춰서 아이들 얼굴 쓰다듬고 입맞춤

파도타기로 뜨거운 환영행사

"다시 없을 영광 영원히 간직"

15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해 성모승천대축일 미사가 열린 대전 월드컵경기장. 새벽4시부터 장사진을 이루며 입장한 5만여 신도들은 축제를 즐기듯 기쁜 미소를 감추지 못했고 프란치스코 교황을 뜨겁게 환영하며 다시 없을 영광을 함께했다. 사전 신청 없이 교황을 보러왔던 신도들 수백명은 경기장에 입장을 못해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

격식을 따지지 않는 교황의 소탈함과 인간미 넘치는 모습은 미사 식전부터 나타났다. 헬기 대신 KTX를 타고 대전을 찾은 그는 오전10시10분께 대전 월드컵경기장 밖에 도착해 국산 소형차 쏘울에서 내린 뒤 지붕이 없는 무개차(오픈카)로 갈아탔다. 교황은 지나가다 아이들이 보이면 차를 세우게 한 뒤 아이의 얼굴을 쓰다듬어 주거나 이마나 볼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경기장 밖에서 7분간의 카퍼레이드 동안 이렇게 8번이나 차를 세우기를 반복하느라 경호원들은 진땀을 빼야 했다.

주경기장에 들어서자 5만여 신도들은 '비바 파파(Viva Papa)'를 연호하며 노란 띠를 두른 흰 손수건을 흔들었다. 운동경기에서나 볼 수 있는 파도타기가 미사장에도 등장하자 경기장은 축제 분위기로 가득 찼다.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꽃다발을 바친 박세진(대전 한밭초 6)양은 "평소 대전교구 어린이 기자로 활동하면서 가톨릭을 공부하고 있다"며 "교황님에게 직접 꽃다발을 주는 영광을 얻게 돼 기쁘기 그지없을 뿐만 아니라 평생 가톨릭인으로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환히 웃었다.

그러나 경기장 밖은 차분하면서도 조용했다. 경기장 외곽 담장에 가지런히 달린 노란 리본들은 참가객들에게 세월호 아픔을 다시금 되새기게 해 엄숙함을 더했다.



대전시민들은 마치 자신들이 미사에 참여라도 하는 듯 경건한 마음가짐을 가지며 교황의 대전 방문을 조용히 환영했다. 월드컵경기장 주변은 물론 시내 곳곳에 교황을 환영하는 수많은 플래카드를 내걸며 기쁨을 함께했다. 시민들은 미사의 성공적 진행을 위해 행사 시간 중 경기장 인근 지역 방문과 차량운행도 자제했다.

이날 미사장에는 전국 곳곳에서 각계각층의 남녀노소, 장애인, 노약자, 외국인 등이 다양하게 몰려들었다.

어머니와 자녀와 함께 3세대가 경기장을 찾은 육용근(42)씨는 "가족 모두가 교황의 말씀을 직접 듣고 앞으로 살아가는 데 큰 지표로 삼고자 미사에 참여했다"고 말했고 전북 고창에서 불편한 몸을 이끌고 부인과 함께 온 황창순(58)씨는 "바티칸까지 가서 교황을 보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교황이 한국에 오신다는데 이곳에서라도 직접 교황과 함께 기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김선태(37) 신부는 성당이 없어 대전·논산·금산 등 충청 지역 이곳저곳에서 성당을 빌려 미사를 올리고 있는 외국인 신자 150여명을 이끌고 방문했고 전남 해남에서 14일 대전에 왔다는 유연실(52)씨는 "딸이 입교식을 하게 돼 교황님과 함께 의미를 더하고 싶어 사전 신청도 없이 미사장을 찾았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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