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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흘려 듣기 어려운 '그렉시트' 위기 경고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탈퇴를 의미하는 '그렉시트(Grexit)'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유로존 붕괴와 금융위기 발생에 관한 예측과 경고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25일 그리스 총선에서 유로존 탈퇴를 주장하는 급진좌파연합의 승리가 예상된 데 따른 것이다. 유로존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조차 "독일은 그렉시트의 충격파를 감내할 수 있다"며 위기발생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음을 시사해 유럽 사회 전체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그렉시트판 금융위기에 세계가 우려하는 것은 그리스뿐 아니라 재정이 취약한 다른 회원국의 추가 탈퇴로 확산될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최근 열린 전미경제학회(AEA) 총회에서 일부 학자들은 아예 그렉시트발 유로존 경제 위기가 현실화하면 2008년 리먼브러더스 위기의 '제곱((squared)' 이상의 충격파가 예상된다고까지 했다. 시장의 반응도 예사롭지 않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미국식 양적완화 가능성 시사와 그렉시트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발언에도 불구하고 유로존 회원국의 국채가격이 상승하고 유로화가 폭락세를 보이고 있다. 연휴를 끝내고 5일(현지시간) 열린 유럽금융시장에서 유로화 가치는 심리적 저지선으로 알려진 1.20달러 아래로 떨어졌으며 장중 한때 2006년 3월 이후 9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기도 했다.

미국은 리먼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무제한 통화공급을 의미하는 양적완화 정책을 6년여 만인 최근에서야 종료했다. 만에 하나 그렉시트발 금융위기가 발생할 경우 우리 경제에도 상당 기간 심대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잖아도 한국 경제는 대외변수에 크게 노출돼 있다. 정책 당국자들은 그렉시트발 금융위기가 우리 경제에 미칠 파장을 면밀히 검토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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